[기획-재난 없는 국가] 23. 건설 하자 감정과 중대재해처벌법 판례의 연계 분석을 통한 법적 책임 및 예방 체계 비교 연구
감정 결과가 형사·민사 판결에서 손해액 산정과 계약 책임 판단에 핵심 자료로 활용
정상 전문위원
2025-09-24
2025년 9월23일 수원지법은 아리셀 대표와 총괄본부장에게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2024년 6월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아리셀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23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

아리셀은 납품 일정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생산시설을 가동해 안전 점검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을 드러났다. 방화구회 겹체를 철거하고 대피 경로에 가벽과 잠금장치를 설치해 비상상황 시 대피가 어려웠다는 점도 지적을 받았다.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내려진 최고 형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수십 명의 인명피해에 대한 보상과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가 가능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특히 이재명정부가 산업재해를 예장하고 근로자의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를 없애겠다는 정책에 일부 경영자 단체가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산재가 많이 발생하는 제조업과 건설업 등에서 볼멘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논문은 '건설 하자 감정과 중대재해처벌법 판례의 연계 분석을 통한 법적 책임 및 예방 체계 비교 연구(A Comparative Study on Legal Liability and Preventive Systems through the Linkage Analysis of Construction Defect Evaluations and Serious Accident Punishment Act Cases)'이다.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하자 감정 판례와 중대재해처벌법 판례를 비교 분석해 시공 중 품질 문제와 시공 후 하자 발생 간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한 목적에서 연구했다.

경기대 건설안전학과 문준성 석사과정(hmss5582@naver.com)과 동대한 건설안전학과 문유미 교수 (feelst1003@hanmail.net )가 작성했다. 세부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건설업에서 구조적 하자 및 안전사고 중요해져... 민사 손해배상을 넘어 형사처벌로 이어질 가능성 높아

건설 산업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하자 및 안전사고는 국민 생명과 재산에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로 이에 따라 법적 책임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에게 강화된 형사 책임을 부과함으로써 안전관리 의무를 법제화하고 있다. 건설 하자의 결과(구조적 하자)가 단순한 민사 손해배상에 그치지 않고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하자 감정이 단순한 기술적 보고를 넘어 법적 판단에 실질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BIM 및 AR 기술을 접목한 하자 관리 시스템은 검수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제고해 감정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감정의 정밀성과 투명성이 향후 법적 판단에 미치는 영향력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건설 산업의 법적 환경 변화와 전문 배상책임보험(PLI)의 지속가능성 문제는 이해관계자들의 법적 책임 인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공 조달의 법적 미흡 역시 프로젝트 이행 지연 및 법적 책임 분쟁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하자에 대한 계약 당사자 간 리스크 분배 구조 역시 판결의 기준이 되고 있어 하자 감정은 기술적 보고 이상의 법적 해석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배경 아래 중대재해처벌법 판례와 건설 하자 감정 판례를 비교 분석하고 형사처벌 비용포함 제반비용, 하자비용과 법적 책임의 연계 구조를 규명했다.

법원의 판단 기준이 사전 예방적 안전관리 체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밝히기 위한 목적이다. 

◇ 감정 결과가 법원의 판단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되는지 규명... 하자 감정의 법적 활용도 평가

중대재해처벌법 판례와 건설 하자 감정 판례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감정 결과가 법원의 판단에 어떠한 방식으로 반영되는지를 규명하고자 한다.

첫째,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판결문을 분석해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의 안전관리 의무 위반 여부와 이에 대한 법원의 형사 판결에서 감정 결과가 어떤 근거로 작용했는지를 확인했다. 또한 해당 판결에서 발주자, 시공사, 감리자 간의 법적 책임 구도가 어떻게 설정되었는지를 정리했다.

둘째, 건설 하자 감정 판계에 대한 분석을 통해 감정 결과의 내용, 감정비용 및 하자보수비의 산정 방식 그리고 감정 결과가 민사 소송에서 손해배상 판결에 미친 영향을 중심으로 경제적 측면에서의 구조를 파악했다.

특히 감정 결과가 손해 산정의 기초자료로 활용되는 과정을 검토함으로써 기술적 감정이 법적 판단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추적했다.

셋째, 양 사례의 비교를 통해 형사책임과 민사책임으로 어떻게 구분되고 해석되는지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감정 결과가 법원의 판단에 있어 어떤 논리적, 법리적 근거로 작용하는지를 규했다.

또한 감정 데이터가 사전 예방적 안전관리 체계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함께 평가했다. 이러한 분석은 하자 감정의 법적 활용도와 중대재해 예방 시스템 간의 연계성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분석 항목정리 [출처=한국재난정보학회]


◇ 감정 결과가 형사·민사 판결에서 손해액 산정과 계약 책임 판단에 핵심 자료로 활용


건설 하자 감정과 중대재해처벌법 판례의 비교 분석을 통해 시공 중 발생한 품질 문제가 시공 후 하자로 어떻게 전이되고 그 법적 책임이 형사·민사로 어떻게 달리 판단되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감정 결과는 형사 판결(중대재해처벌법)에서는 안전관리의무 위반 여부 판단에 민사 판결(하자보수 및 손해배상)에서는 손해액 산정과 계약 책임 판단에 핵심적 자료로 활용되고 있었다.

나아가 하자 감정의 사전적 활용을 통해, 중대재해 예방과 품질관리 강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의 필요성이 확인됐다. 향후 감정제도 개선 및 법원의 감정 활용 기준 정립에 실무적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정상 전문위원(중앙대학교 교수)
저작권자 © 엠아이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기후·재난·안전 분류 내의 이전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