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식 의원, 2003년 이후 정부는 작물전환을 유도하고도 정책을 믿고 실제 작물을 전환한 농가에 대한 확인 부실
20여 년 동안 제도의 이름과 지원대상은 바뀌었지만 쌀이 과잉되면 농민에게 다른 작물을 심도록 유도
김현자 선임기자
2026-10-04 오전 6:26:40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신장식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정부는 작물전환을 유도하고도 정책을 믿고 실제 작물을 전환한 농가에 대한 사후관리나 종료 이후 농가에 미친 영향을 추적하지 않았다.

2003~2005년 쌀 생산조정제, 2011~2013년 논 소득기반 다양화, 2018~2020년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에 이어 2023년부터 전략작물직불제를 시행하고 있다. 앞선 3개 사업은 모두 3년간 운영된 뒤 종료됐다.

문제는 농식품부는 과거 생산조정사업 종료 이후 참여농가가 타작물 재배를 계속했는지, 다시 벼농사로 돌아갔는지 조사조차 하고 있지 않았다.

생산조정제도는 쌀이 필요 이상으로 생산돼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벼 재배면적을 줄이고 논에 콩·밀 등 다른 작물을 재배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정부는 농민이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직불금이나 시설·장비·교육 등을 지원하는 산업화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생산된 콩·밀 등을 정부가 수매·비축하는 방식으로 작물 전환을 뒷받침해왔다.

정부 정책에 따라 지원대상 작물은 계속 바뀌었다. 2011년 논 타작물 전반을 지원했지만 2012~2013년 콩·조사료·가공용 벼를 지원했다. 2018년 이후에는 수급불안이 우려되는 품목을 지원대상에서 제외했다.

2023년 도입된 전략작물직불제 역시 두류·가루쌀·조사료에서 시작해 옥수수·깨에 이어 올해는 수급조절용 벼·알팔파·수수·율무까지 지원대상이 확대됐지만 비축량이 많아진 일부 작물과 품종은 내년부터 지원이 축소된다.

20여 년 동안 제도의 이름과 지원대상은 바뀌었지만 쌀이 과잉되면 농민에게 다른 작물을 심도록 유도하고 해당 작물의 비축량이 쌓이거나 소비가 따라오지 못하면 다시 축소하는 정책구조가 반복됐다.

현재 추진 중인 전략작물 정책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전략작물산업화 사업을 통해 밀·콩·가루쌀 등의 생산단지를 조직화하고 시설·장비 구입까지 지원해 왔다. 정부가 설정한 밀·콩·가루쌀 생산단지 재배면적 목표는 2024년 3만헥타아르(ha), 2025년 3만3000ha였지만 실제 면적은 각각 3만3000ha, 3만7000ha로 목표를 초과했다.

자연스레 비축 재고량이 늘어났다. 콩재고는 2023년 4만9,400톤(t)에서 2024년 8만8,300t, 2025년 12만3,600t으로 2년 사이 약 2.5배 증가했다. 밀 재고 역시 같은 기간 4만1000t에서 6만1,200t으로 증가했다.


▲ 전략작물 생산단지 면적 목표와 실제 및 콩·밀 비축 재고량 증가량 [출처=신장식 의원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2027년 전략작물산업화 예산을 올해 563억6,100만원에서 421억2,500만 원으로 25.3% 줄이며 생산단지 등에 대한 지원을 축소했다.

정부 비축사업에서도 두류 수매계획을 6만t에서 3만t으로 절반으로 줄이고, 밀 역시 2만8,880t에서 2만t으로 축소했다.

전략작물직불제 예산에 반영된 두류 지급면적도 2026년 2만2000ha에서 2027년 2만ha로 줄었다. 특히 2025년 실제 두류 직불 지급면적이 3만2,100ha였던 것과 비교하면, 2027년 예산에 반영된 면적은 1만2,100ha, 37.7% 적은 규모다.


▲ 정부 지원은 줄이고, 수매계획도 축소 및 두류(콩) 직불제 지급면적 축소 [출처=신장식 의원실]


정부는 2025년 말까지만 해도 전략작물직불제를 '선제적 쌀 수급 조절과 식량자급률 제고의 핵심 정책'이라고 평가하며 대상 품목·면적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콩 생산과 재고가 증가하자 올해에는 과잉생산 우려가 있는 백태의 신규 직불 참여를 제한하고 전년도 이행농가의 기존 면적 안에서만 직불금을 지급하도록 제도를 변경하는 등 지원을 축소했다.
저작권자 © 엠아이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산업 ·건설 분류 내의 이전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