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정보기관 활동] 22. 중국에 대해 똑바로 아는 역사 인식... 미중 갈등 속에서 한반도의 전략적 선택 중요
도광양회부터 화평굴기를 넘어 중국몽으로 발전... 중국·일본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해 대응방안 수립·실천 시급
미국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 대통령을 체포한 이후 국제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특히 중남미에서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저항이 거센 편이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막대한 차관을 제공했으며 원유로 대금을 상환받고 있어 영향이 크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공급을 통제하겠다고 선포하며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 조치로 경제난을 겪는 중이다. 막대한 전쟁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중국과 인도에 원유·가스룰 수출하고 있다. 이른바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이라고 불리는 유조선 군단을 운영 중이다.
막대한 자원을 보유해 개발 잠재력이 풍부한 중남미의 패권을 두고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대결이 불가피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은 대만 통일 등으로 군사력을 분산시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2027년까지 대만을 무력으로라도 통일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대만이 독립 의지를 버리지 않으며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대규모로 구입하자 포위 작전을 반복하고 있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중국의 국력은 일취월장(日就月將)하고 있다. 중국의 글로벌 경영 전략 변화 과정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 도광양회부터 화평굴기를 넘어 중국몽으로 발전... 미중 갈등 속에서 한반도의 전략적 선택 중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이후 2세대 지도자인 덩샤오핑(鄧小平)은 1980년대부터 도광양회((韜光養晦)를 강조했다. 도광양회는 '칼날의 벼린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때를 기다린다'는 의미다.
1978년 본격적으로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한 이후 중국 경제는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후진적인 농업국가에서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하는 제조업 국가로 탈바꿈했다.
3세대 장쩌민(江澤民) 주석은 덩샤오핑의 사상을 계승해 서방과 협력을 강조했다. 1990년대부터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했다.
저렴한 의류나 신발부터 시작해 TV/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 조선, 자동차로 경쟁력을 확보한 산업이 확장됐다. 급기야 2000년대 들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중국제조 2025'라는 국가 청사진을 펼쳤다.
4세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집권하며 도광양회를 버리고 '화평굴기(和平崛起)'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서방과 비슷한 수준의 국력을 가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수립한 대외전략이며 '평화롭게 우뚝 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후진타오를 계승한 5세대 지도자인 시진핑은 '중국몽(中国梦)'으로 중화민족의 부흥을 부르짖었다. 영국과 프랑스에 무참히 당한 아편전쟁 이후 침체된 국운을 다시 세우고 세계의 중심에 서겠다는 대중화(Great China) 건설을 밀어부쳤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 풍족하고 안정된 사회를 의미하는 '샤오캉사회 (小康社會)'를 건설하고 신중국 건설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강대하고 민주적이며 문명화된 사회주의 현대국가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시진핑 주석은 2013년부터 일대일로(一带一路)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중국이 2000년전부터 서방에 비단을 수출하던 실크로드(silk road)를 재구축하자는 전략이다.
일대(One Belt)는 중국에서 출발해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이어지는 육상 실크로드, 일로(One Road)는 중국에서 시작해 동남아시아, 인도양, 아프리카를 넘어 유럽에 도착하는 해상 실크로드를 의미한다.
2015년 발표한 '중국제조 2025'는 10대 핵심산업을 지정해 2025년까지 핵심 부품 및 소재의 국산화율을 70%로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핵심 산업은 반도체부터 시작해서 인공지능(AI), 전기자동차(EV), 양자컴퓨터 등 미래 산업을 모두 포함한다. 중국의 구상대로 완성되면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심장'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문제는 중국의 기술개발이 서방의 기술 절취와 모방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체 개발보다는 기업 인수합병(M&A), 산업스파이, 기술도입 등을 동원하며 서방 국가와 갈등을 초래했다.
특히 미국으로 유학생과 산업 연수생을 보내 기술을 적극 확보했다. 미국 정부는 1990년대 중반부터 중국의 산업스파이에 대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미국은 중국과 무역전쟁을 선포하며 한국·일본 등 우방국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 경제·군사 동맹을 강화하는 전략을 유지했다.
반면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의미의 '안미경중(安美經中)'이라는 큰 틀을 바꾸려하지 않았다. 윤석열정부 들어서 '안보와 경제 모두 미국에 의존한다'는 원칙인 '안미경미(安美經美)'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진행됐다.
이재명정부는 윤석열정부보다 실용적인 노선을 걷고자 시도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모습은 드러내지 않았다. 중국은 1만 년의 역사 동안 다양한 유형의 국난의 극복한 경험이 풍부하고 뛰어난 책사(策士)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2026년 새해 벽두부터 터진 베네수엘라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란 사태 등에 어떻게 대응할지 미지수다. 나름 국가의 운명을 건 분기점이라고 파악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국가정보기관의 이해 - 활동영역과 개혁과제 표지 by 민진규 [출처=엠아이앤뉴스]
◇ 2006년 9월 24일 작성한 칼럼 소개... 중국·일본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해 대응방안 수립·실천 시급
우리가 흔히 착각하는 오류 중 하나가 ‘모든 것이 나의 기준에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내가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생활하고 자랐기 때문에 사회주의 체제가 어떤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1970~80년대 우리나라 초중고교는 학생들에게 공산당원은 머리에 뿔이 달려 있고 손톱이 사람을 해칠 정도로 길다고 가르쳤다. 공산당을 반대하는 포스터를 그릴 때도 이런 방식으로 묘사했다.
학생들은 설마 머리에 뿔이 난 사람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공산당원이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도 사람이 사는 곳이니 당연히 우리와 겉모습도 비슷하고 유사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공산당은 비인간적이고 반사회적인 정책도 과감하게 추진했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국가,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 현재 중국은 언제든지 편하게 갈 수 있으며 대도시는 한국과 비슷할 정도로 발전돼 있어 우리는 중국이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은 세계에서 북한, 쿠바, 베트남 등과 함께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국가이고 엄연히 공산당이 1당 지배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시장경제와 같은 자본주의 요소를 도입하고 외국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지만 정치, 언론과 같은 영역은 철저히 통제한다.
중국은 외부로 보이는 겉과 실제 사회가 돌아가는 속이 차이가 많다. 얼마 전 ‘넷케이스닷컴(NetEase 닷컴)’이 ‘163.com’사이트의 게임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당신이 제2의 인생을 살게 된다면 중국인으로 사는 것을 좋아할 것인가?’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만 명 이상의 응답자가 몰릴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들 응답자 중 64%는 ‘다시 태어나면 중국인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답변했다.
반면에 답변자의 40%는 중국인으로 태어나지 않기를 원하는 이유로 ‘중국인의 인간 존엄성의 인식 부족’을 들었다. 단지 19%만이 중국 국적을 유지하길 원했다.
이 정도의 여론 조사 결과는 애교로 봐줄 법도 하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해당 사이트의 편집자들을 해고했다. 이들은 해고에 그치지 않고 법적 처벌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처벌한 사유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로 여론 조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중국인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은가’라는 것이 정치적인 이슈라는 것도 기상천외(奇想天外)한 발상이다.
중국 정부의 인권 의식이 낮은 것은 너무 잘 알려져 새로운 이슈도 아니다. 원래 이 여론 조사는 10월 둘째 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조사 결과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중단됐다.
한국에서 이런 여론 조사를 정부가 중단시키거나 해당 사이트의 운영자나 편집자를 해고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정말 난리가 나지 않았을까? ‘중국이니까 이해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묻고 싶다.
대부분의 언론은 단순히 가십거리 정도로 보도하고 있다. 언론의 자유가 최소한이라도 보장되지 않는 사회를 어떻게 봐야 할까?
단순히 한국과 무역에서 중요하니까, 중국이 우리보다 군사력이나 경제력에서 우세하니까, 그냥 남의 나라 일이니까 등등 이런 생각에서 그냥 흥밋거리로 보고 있지는 않나 우려스럽다.
엄연히 중국도 주권국가이므로 국내법에 따라 내국인을 처벌하거나 해고할 수도 있다. 그것은 당연하다. 한국 정부는 중국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하므로 공식적인 논평을 내지 못한다는 것은 이해된다.
하지만 좌면우고((左眄右顧)할 필요가 없는 자유로운 언론까지 함구하고 있다니 한심하다. 이런 행태를 보면서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 사회가 아직도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중국을 짝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과 막연하게 잘 지내야 한다거나, 우리가 알아서 성의를 보여주면 당연히 중국이 잘해 주겠지 등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이러한 수준의 유치한 생각을 하는 와중에 중국은 ‘동북공정(東北工程)’이라는 국가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민족의 역사를 말살하고 한국 고대사를 자기네 역사로 편입하겠다며 억지를 부린다.
최근 우리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있는 이어도 해양 기지를 중국 영토라고 딴죽을 걸고 있다. 동북공정은 우리의 관심과 관계없이 오늘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북한이 남한을 무력으로 통일하려고 일으킨 6・25전쟁을 지원해 남북통일의 기회를 빼앗아 갔다. 중국이 만주라고 부르는 동북 3성도 역사적으로 한민족의 영토였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다만 고려시대 이후 한민족의 힘이 미약해 조상이 물려준 영토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이다. 북한이 경제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며 한반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한국 정부도 일본과 외교교섭을 진행할 때 선택하는 전략과 마찬가지로 중국과 협상에서도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외교 당국자나 일부 정치인이 사대주의에 파묻혀 아직도 중국은 대국이라 우리를 잘 보살펴줄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지 않은지 의심스럽다.
- 계속 -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막대한 차관을 제공했으며 원유로 대금을 상환받고 있어 영향이 크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공급을 통제하겠다고 선포하며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 조치로 경제난을 겪는 중이다. 막대한 전쟁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중국과 인도에 원유·가스룰 수출하고 있다. 이른바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이라고 불리는 유조선 군단을 운영 중이다.
막대한 자원을 보유해 개발 잠재력이 풍부한 중남미의 패권을 두고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대결이 불가피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은 대만 통일 등으로 군사력을 분산시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2027년까지 대만을 무력으로라도 통일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대만이 독립 의지를 버리지 않으며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대규모로 구입하자 포위 작전을 반복하고 있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중국의 국력은 일취월장(日就月將)하고 있다. 중국의 글로벌 경영 전략 변화 과정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 도광양회부터 화평굴기를 넘어 중국몽으로 발전... 미중 갈등 속에서 한반도의 전략적 선택 중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이후 2세대 지도자인 덩샤오핑(鄧小平)은 1980년대부터 도광양회((韜光養晦)를 강조했다. 도광양회는 '칼날의 벼린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때를 기다린다'는 의미다.
1978년 본격적으로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한 이후 중국 경제는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후진적인 농업국가에서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하는 제조업 국가로 탈바꿈했다.
3세대 장쩌민(江澤民) 주석은 덩샤오핑의 사상을 계승해 서방과 협력을 강조했다. 1990년대부터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했다.
저렴한 의류나 신발부터 시작해 TV/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 조선, 자동차로 경쟁력을 확보한 산업이 확장됐다. 급기야 2000년대 들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중국제조 2025'라는 국가 청사진을 펼쳤다.
4세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집권하며 도광양회를 버리고 '화평굴기(和平崛起)'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서방과 비슷한 수준의 국력을 가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수립한 대외전략이며 '평화롭게 우뚝 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후진타오를 계승한 5세대 지도자인 시진핑은 '중국몽(中国梦)'으로 중화민족의 부흥을 부르짖었다. 영국과 프랑스에 무참히 당한 아편전쟁 이후 침체된 국운을 다시 세우고 세계의 중심에 서겠다는 대중화(Great China) 건설을 밀어부쳤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 풍족하고 안정된 사회를 의미하는 '샤오캉사회 (小康社會)'를 건설하고 신중국 건설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강대하고 민주적이며 문명화된 사회주의 현대국가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시진핑 주석은 2013년부터 일대일로(一带一路)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중국이 2000년전부터 서방에 비단을 수출하던 실크로드(silk road)를 재구축하자는 전략이다.
일대(One Belt)는 중국에서 출발해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이어지는 육상 실크로드, 일로(One Road)는 중국에서 시작해 동남아시아, 인도양, 아프리카를 넘어 유럽에 도착하는 해상 실크로드를 의미한다.
2015년 발표한 '중국제조 2025'는 10대 핵심산업을 지정해 2025년까지 핵심 부품 및 소재의 국산화율을 70%로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핵심 산업은 반도체부터 시작해서 인공지능(AI), 전기자동차(EV), 양자컴퓨터 등 미래 산업을 모두 포함한다. 중국의 구상대로 완성되면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심장'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문제는 중국의 기술개발이 서방의 기술 절취와 모방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체 개발보다는 기업 인수합병(M&A), 산업스파이, 기술도입 등을 동원하며 서방 국가와 갈등을 초래했다.
특히 미국으로 유학생과 산업 연수생을 보내 기술을 적극 확보했다. 미국 정부는 1990년대 중반부터 중국의 산업스파이에 대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미국은 중국과 무역전쟁을 선포하며 한국·일본 등 우방국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 경제·군사 동맹을 강화하는 전략을 유지했다.
반면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의미의 '안미경중(安美經中)'이라는 큰 틀을 바꾸려하지 않았다. 윤석열정부 들어서 '안보와 경제 모두 미국에 의존한다'는 원칙인 '안미경미(安美經美)'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진행됐다.
이재명정부는 윤석열정부보다 실용적인 노선을 걷고자 시도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모습은 드러내지 않았다. 중국은 1만 년의 역사 동안 다양한 유형의 국난의 극복한 경험이 풍부하고 뛰어난 책사(策士)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2026년 새해 벽두부터 터진 베네수엘라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란 사태 등에 어떻게 대응할지 미지수다. 나름 국가의 운명을 건 분기점이라고 파악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국가정보기관의 이해 - 활동영역과 개혁과제 표지 by 민진규 [출처=엠아이앤뉴스]
◇ 2006년 9월 24일 작성한 칼럼 소개... 중국·일본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해 대응방안 수립·실천 시급
우리가 흔히 착각하는 오류 중 하나가 ‘모든 것이 나의 기준에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내가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생활하고 자랐기 때문에 사회주의 체제가 어떤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1970~80년대 우리나라 초중고교는 학생들에게 공산당원은 머리에 뿔이 달려 있고 손톱이 사람을 해칠 정도로 길다고 가르쳤다. 공산당을 반대하는 포스터를 그릴 때도 이런 방식으로 묘사했다.
학생들은 설마 머리에 뿔이 난 사람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공산당원이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도 사람이 사는 곳이니 당연히 우리와 겉모습도 비슷하고 유사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공산당은 비인간적이고 반사회적인 정책도 과감하게 추진했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국가,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 현재 중국은 언제든지 편하게 갈 수 있으며 대도시는 한국과 비슷할 정도로 발전돼 있어 우리는 중국이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은 세계에서 북한, 쿠바, 베트남 등과 함께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국가이고 엄연히 공산당이 1당 지배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시장경제와 같은 자본주의 요소를 도입하고 외국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지만 정치, 언론과 같은 영역은 철저히 통제한다.
중국은 외부로 보이는 겉과 실제 사회가 돌아가는 속이 차이가 많다. 얼마 전 ‘넷케이스닷컴(NetEase 닷컴)’이 ‘163.com’사이트의 게임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당신이 제2의 인생을 살게 된다면 중국인으로 사는 것을 좋아할 것인가?’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만 명 이상의 응답자가 몰릴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들 응답자 중 64%는 ‘다시 태어나면 중국인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답변했다.
반면에 답변자의 40%는 중국인으로 태어나지 않기를 원하는 이유로 ‘중국인의 인간 존엄성의 인식 부족’을 들었다. 단지 19%만이 중국 국적을 유지하길 원했다.
이 정도의 여론 조사 결과는 애교로 봐줄 법도 하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해당 사이트의 편집자들을 해고했다. 이들은 해고에 그치지 않고 법적 처벌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처벌한 사유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로 여론 조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중국인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은가’라는 것이 정치적인 이슈라는 것도 기상천외(奇想天外)한 발상이다.
중국 정부의 인권 의식이 낮은 것은 너무 잘 알려져 새로운 이슈도 아니다. 원래 이 여론 조사는 10월 둘째 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조사 결과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중단됐다.
한국에서 이런 여론 조사를 정부가 중단시키거나 해당 사이트의 운영자나 편집자를 해고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정말 난리가 나지 않았을까? ‘중국이니까 이해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묻고 싶다.
대부분의 언론은 단순히 가십거리 정도로 보도하고 있다. 언론의 자유가 최소한이라도 보장되지 않는 사회를 어떻게 봐야 할까?
단순히 한국과 무역에서 중요하니까, 중국이 우리보다 군사력이나 경제력에서 우세하니까, 그냥 남의 나라 일이니까 등등 이런 생각에서 그냥 흥밋거리로 보고 있지는 않나 우려스럽다.
엄연히 중국도 주권국가이므로 국내법에 따라 내국인을 처벌하거나 해고할 수도 있다. 그것은 당연하다. 한국 정부는 중국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하므로 공식적인 논평을 내지 못한다는 것은 이해된다.
하지만 좌면우고((左眄右顧)할 필요가 없는 자유로운 언론까지 함구하고 있다니 한심하다. 이런 행태를 보면서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 사회가 아직도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중국을 짝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과 막연하게 잘 지내야 한다거나, 우리가 알아서 성의를 보여주면 당연히 중국이 잘해 주겠지 등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이러한 수준의 유치한 생각을 하는 와중에 중국은 ‘동북공정(東北工程)’이라는 국가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민족의 역사를 말살하고 한국 고대사를 자기네 역사로 편입하겠다며 억지를 부린다.
최근 우리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있는 이어도 해양 기지를 중국 영토라고 딴죽을 걸고 있다. 동북공정은 우리의 관심과 관계없이 오늘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북한이 남한을 무력으로 통일하려고 일으킨 6・25전쟁을 지원해 남북통일의 기회를 빼앗아 갔다. 중국이 만주라고 부르는 동북 3성도 역사적으로 한민족의 영토였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다만 고려시대 이후 한민족의 힘이 미약해 조상이 물려준 영토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이다. 북한이 경제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며 한반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한국 정부도 일본과 외교교섭을 진행할 때 선택하는 전략과 마찬가지로 중국과 협상에서도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외교 당국자나 일부 정치인이 사대주의에 파묻혀 아직도 중국은 대국이라 우리를 잘 보살펴줄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지 않은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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