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도시계획 진단] 22. 농어촌 경관이 귀농⋅귀촌의 계기와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분석
경관요소 간 조화를 유지⋅강화하는 통합적 경관 관리 방안 모색... 특정 지역 초점으로 인한 일반화에 한계가 있어 다양한 지역 대상으로 비교연구 필요
배웅규 전문위원
2025-06-11
산업화로 인한 도시 집중화가 심화되면서 역설적으로 자연환경과 경관을 향유하고자 하는 귀농⋅귀촌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삶의 질과 환경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됐다.

귀농⋅귀촌은 단순한 물리적 이동을 넘어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고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을 선택하려는 현대인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배경에서 귀농⋅귀촌 결정에 있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자연환경에 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연구들은 귀농⋅귀촌지 선택요인 중 하나로 자연경관을 단편적으로 다루는데 그쳤다.

뿐만 아니라 농어촌 경관의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이것이 귀농⋅귀촌 결정계기와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부족했다.

이번 회에서는 '농어촌 경관이 귀농⋅귀촌의 계기와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 경상남도 남해군 사례 연구 -'라는 주제의 논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2024년 12월 한국경관학회, 제16권 제2호에 게재됐다. 경상국립대 조경학과 석사과정 배진호, 경상국립대 도시시스템공학과 박사과정 조혜련, 경상국립대 조경학과 조교수 강영은이 완성했다.

◇ 연구의 목적... 농어촌 경관과 귀농⋅귀촌 만족도 간의 관계에 대한 실증적인 결과 분석

농어촌 복합지역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경관을 핵심 요인으로 설정해 그 영향력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이 있다.

남해군 농어촌 경관과 귀농⋅귀촌 만족도 간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입증한 결과를 통해 향후 귀농⋅귀촌 정책 수립시 경관 관리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지속가능한 농어촌 발전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 농어촌 경관을 평가하기 위한 측정 변수

◇ 연구의 방법... 남해군 귀농⋅귀촌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인구통계학적 특성, 귀농⋅귀촌 결정의 계기 및 만족도 조사

12개의 측정변수를 기반으로 경상남도 남해군의 농어촌 경관을 평가했다.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만족도-중요도 분석(IPA)과 통계적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했다.

최종적으로 농어촌 경관이 귀농⋅귀촌 결정과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수집된 자료는 SPSS 26.0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주요 분석 내용과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조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빈도분석과 기술통계분석을 실시했다.

둘째, 남해군의 농어촌 경관을 평가하는 12개 변수의 신뢰도를 평가하기 위해 크론바흐 알파(Cronbach’s alpha) 계수를 산출했다.

또한 농어촌 경관 측정 변수들에 대한 중요도-만족도 분석(Importance-Performance Analysis, IPA)을 통해 조사대상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와 실제 만족도를 비교하고, 개선이 필요한 속성을 도출했다.

셋째, 농어촌 경관이 귀농⋅귀촌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했다. 12개 변수별 만족도를 독립변수로, 귀농⋅귀촌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를 종속변수로 설정했다.

이를 통해 농어촌 경관 측정변수 중에서 귀농⋅귀촌 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고 각 요인의 상대적 영향력을 비교했다.


▲ 농어촌 경관 측정 변수별 만족도-중요도 IPA분석

◇ 주요 연구결과... 농어촌 경관이 귀농⋅귀촌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귀농⋅귀촌 정책과 경관 관리의 연계 가능성 제안

첫째, 남해군 귀농⋅귀촌인의 상당수가 자연 및 문화경관을 이주 계기로 꼽고 있으며 귀농⋅귀촌 생활 전반과 경관에 대한 만족도 역시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해군 농어촌 경관이 단순한 환경적 배경 요소를 넘어, 귀농⋅귀촌 정착 과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확인했다. 특히 자연경관을 주요 계기로 삼은 집단에서 높은 만족도가 관찰됐다.

둘째, 만족도-중요도 분석 및 IPA 결과, ‘경관요소의 조화’, ‘자연성 및 생태성’, ‘치유⋅휴양⋅힐링’ 등 자연환경 특성이 높은 우선순위를 형성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반면 ‘청결성’, ‘환경오염 관리 상태’는 중요성에 비해 만족도가 낮아 남해군이 하천⋅해변 오염 방지 및 쓰레기 처리 체계 개선 등 구체적인 환경 관리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부각됐다.

셋째, 다중회귀분석 결과, ‘경관요소의 조화’가 귀농⋅귀촌 만족도에 유의민한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는 개별 경관 요소의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다양한 경관 요소들이 균형잡혀 어우러지는 총체적 경관 품질이 귀농⋅귀촌인의 만족 형성에 핵심적임을 시사한다.

다른 요인들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게 나타난 것은 전체적 경관 조화 속에서 개별 요소의 상대적 효과가 희석되거나, 지역특성⋅개인차⋅시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한다.


▲ 농어촌 경관 측정 변수와 귀농⋅귀촌 만족도 간의 다중회귀분석

◇ 연구성과에 따른 정책적 시사점... 경관요소 간 조화를 유지⋅강화하는 통합적 경관 관리 방안 모색

첫째, 남해군은 경관요소 간 조화를 유지⋅강화하는 통합적 경관 관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는 기존 농어촌 경관계획을 구체화하고 주민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 참여를 확대하는 등 현실적 실행력을 갖춘 경관관리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환경 관리 측면에서는 하천⋅해변 등 핵심 경관자원의 청결성과 오염 방지에 주력해야 한다. ‘청결성’과 ‘환경오염 관리 상태’는 중요도는 높지만 만족도가 낮아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영역으로 나타났다.

셋째, 전통 자원과 체험⋅교육적 프로그램을 장기적 관점에서 개발⋅보완함으로써 농어촌 경관 가치와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고, 귀농⋅귀촌인의 지역사회 연계를 촉진할 수 있다.

농어촌 경관 자원을 활용하여 전통 농업, 임업, 어업의 기술과 문화를 체험하고 배우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귀농⋅귀촌인의 참여를 유도하고 지역의 매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연구성과의 한계... 특정 지역 초점으로 인한 일반화에 한계

연구는 남해군이라는 특정 지역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계절적 요인, 거주 기간에 따른 만족도 변화, 이주 전⋅후 거주지 특성 비교 등의 측면을 충분히 다루지 못하였다.

◇ 향후 연구 과제... 다양한 지역과 계층을 대상으로 한 비교연구 필요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지역과 계층을 대상으로 한 비교연구를 통해 경관 특성에 따른 귀농⋅귀촌 만족도 형성 메커니즘을 검증하고, 장기적 추세 분석이나 세분화된 응답자 특성 반영 등을 통해 더욱 정교한 근거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 배웅규 전문위원(중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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