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정보기관 활동] 26. 국정원이 비밀공작 능력을 갖추기 위한 조건... 인민해방군의 부정부패 척결로 지휘부 궤멸돼
2027년 대만통일을 목표로 군사력 확장하는 중국... 비밀공작 수행능력은 막대한 예산과 장기간 노력이 필요한 과업
민진규 대기자
2026-01-30
미국 특수부대인 델타포스(Delta Force)가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 대통령을 생포한 작전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엄연한 주권국가의 대통령을 군사작전으로 체포하는 행위 자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법을 운운하기보다 미국의 무차별적인 군사작전에 대항할 외교력이나 군사력을 갖춘 국가가 없다는 한탄의 목소리가 더 높은 실정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전쟁에서 국력을 소모한 상황이라 남의 집안일에 참견할 겨를이 없다. 중국도 군 내부의 부패와 전쟁을 벌이며 최상위 지휘부가 붕괴되며 조직을 수습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 2027년 대만통일을 목표로 군사력 확장하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부정부패 척결로 지휘부 궤멸돼

2017년 1월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중 갈등이 불거진 이후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조차도 군사력의 열세를 인정하는 편이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대중화권(The Great China)'를 외치며 대국굴기(大国崛起)를 내세웠다. 아편 전쟁에서 영국과 프랑스에 치욕적인 패배를 입은 후 서구권에 대한 첫 도전이다.

2012년 취임한 시진핑 주석은 권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랑외교(战狼外交)와 군사력 강화를 앞세웠다. 특히 전랑외교는 국가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관계 악화도 불사하겠다는 외교전략이다.

군사력은 홍콩과 마카오를 반환받은 후 마지막 남은 대만을 통일하기 위한 목적에서 육성했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군대는 부정부패와 부실이 드러나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중국 국방부가 2023년 7월 로켓군 사령관을 해임하며 인민해방군의 부패행위가 치유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점이 밝혀졌다. 로켓군은 군 현대화 작업의 최전선에 있어 재래식 무기로 무장한 중국군의 자랑이었다.

미국 정보기관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로켓의 연료 탱크에 물을 대신 넣거나 미사일을 보관하는 격납고의 문이 열리지 않는 등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군수 조달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국방부장도 해임됐다.

2026년 1월24일 중국 국방부는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적인 장유사(张又侠)와 중앙군사위원인 류전리(刘振立)를 파면했다. 시진핑 주석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인민해방군 서열 2위를 제거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인민해방군의 부패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2022년 시진핑 주석이 3연임을 주장하며 내세운 '2027년 대만통일'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본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가 대만에 전쟁이 발발하면 무력 개입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중국의 입장에서 미국과 전면전도 벅찬 상황인데 일본마저 양안관계에 적극 개입하려는 의지를 보이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일본의 자위대의 규모가 인민해방군에 비해 작지만 첨단무기로 무장해 만만한 상대는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은 청나라가 망하고 중화민국을 건국했지만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경험을 갖고 있다. 만주사변에 이은 중일전쟁은 중국인의 자긍심을 무너뜨렸다.

시진핑 주석이 부패를 이유로 측근마저 숙청하는 것은 권력강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주장, 실제 군 내부의 부정부패를 제거해 전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충돌하고 있다.

어느 주장이 옳은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민해방군이 미군을 이길 정도로 충분한 군사력을 확보했는지 여부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방비를 투자해 키운 군대가 오합지졸(烏合之卒)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시진핑 주석의 권력도 위태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마디 더 첨언하면 인민해방군이 미군이 베네수엘라나 이란을 상대로 벌이는 수준의 군사작전을 수행할 능력을 갖췄는지도 중요한 이슈다. 항공모함을 늘리고 전함의 숫자가 미해군보다 더 많아도 실제 군사력은 열세로 평가받는다.

세계 2위 군사력이라고 자부하던 러시아도 1주일이면 끝낼 것이라고 호언장담(豪言壯談)하던 우크라이나 전쟁에 3년 이상 묶여 있다. 인민해방군의 사기나 전투력이 러시아군보다 뒤쳐졌을 가능성이 높다.


▲ 국가정보기관의 이해 - 활동영역과 개혁과제 표지 by 민진규 [출처=엠아이앤뉴스]

◇ 2011년 2월 24일 작성한 칼럼 소개... 비밀공작 수행능력은 막대한 예산과 장기간 노력이 필요한 과업  

최근 언론이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정체불명의 괴한이 침입해 정보절취를 기도하다가 발각된 사건을 보도했다. 야당과 언론에서는 국가정보원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경찰이나 국정원은 이를 부인한다.

정체불명의 괴한이 대낮에 호텔방에 침입했고 복도에 설치된 CCTV에도 찍혔으며 비상 통로에 숨어있다가 직원에게 발각된 점으로 비춰볼 때 고도로 훈련된 정보요원일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도 있다.

국정원이 ‘걱정원’이 되었다고 비아냥거리는 야당 국회의원도 있고 일부 언론도 ‘흥신소’보다 못한 국정원이라고 질타한다. 흥신소는 일명 ‘심부름센타’로 불리며 개인의 약점이나 소행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판매하는 업체다.

국정원 직원의 소행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정보기관의 비밀공작(covert action)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시킨 사건이라고 본다. 국정원이 비밀공작 능력을 갖추기 위한 몇 가지 조건을 알아보자.

첫째, 비밀공작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산(asset)이 충분히 확보돼 있어야 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동일하다. 공작원이 숨을 수 있는 안전가옥(safety house),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요원, 장비와 활동에 필요한 자금 등이 필요하다.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도 어떻게 보면 공작자산만 충분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평소에 고급 호텔의 객실을 정보기관이 소유하고 있어 감시나 정보절취가 필요한 외국인의 숙소로 제공하면 된다.

예산이 충분하지 않아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호텔에 직원이나 청소원으로 위장 취업한 요원을 확보하고 해당 층을 위장 요원이 관리했다면 외부인에게 노출되지 않았을 것이다.

국내는 그럭저럭 공작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산을 확보하고 있을 수 있지만 해외에는 아주 충족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서 비밀공작을 수행한다고 보자.

아프리카에 비밀 요원이 안전하게 숨을 안전가옥을 확보하고 현지인의 눈에 띄지 않을 공작요원을 파견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현지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한국인이 아니라 현지어를 구사하는 아프리카 흑인이 공작요원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자신감을 갖고 전 세계에서 비밀공작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다양한 국가에서 온 이민자로 구성된 나라이고 필요에 따라 이들을 채용해 비밀공작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비밀공작요원을 현장으로 보낼 운반 도구와 현장에 관한 상제 정보를 확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공작요원을 공작거점으로 보낼 수 있는 항공기나 함정을 포함해서 은밀히 현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잠수함, 고속보트, 헬기, 육상 이동 수단을 갖고 있어야 한다.

아덴만 작전에서도 봤듯이 작전이 허술하게 진행된 것은 구출 요원을 보낼 충분한 장비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전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지의 지형이나 기후 등을 잘 파악하고 있는 요원도 필요하다.

이번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다. 호텔의 구조와 상황만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어도 발각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호텔 방의 위치, 폐쇄회로 TV(CCTV)의 위치, 직원의 순찰 시간, 청소부의 작업시간 등 기본 정보는 반드시 파악하고 작전을 수행했어야 옳았다.

최소한 발각된 후에는 안전한 도주로를 확보하고 눈에 띄지 않고 건물을 이탈할 수 있는 이동 수단도 구비했어야 했다. 국내였기 때문에 작전 요원이 안전할 수 있었지 다른 국가에서 이런 수준의 작전을 펼쳤다면 생명이 위태로워졌을 것이다.

셋째, 공작 지역이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전천후 무기와 관련 장비도 필요하다. 공작에 필요한 무기나 장비는 공작의 성공에 필요충분조건이다. 몸으로 대충 때우는 20세기의 방식으로는 첨단 장비가 판을 치는 공작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해상이나 해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뿐만 아니라 야간에 사용할 수 있는 무기도 필요하다. 적외선 투시 안경에서부터 각종 관측 장비도 중요하다.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에서도 정보가 들어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노트북을 들고 있다가 발각됐다.

이런 상황에서는 노트북 암호해독프로그램이 내장된 USB가 가장 필요한 장비였을 것이다. 또한 노트북에 저장된 파일을 순식간에 백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정보절취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tool)다.

국정원이 국내외에서 비밀공작 능력을 갖추기 위한다면 공작에 필요한 자산, 운반 도구와 현장 정보, 공작무기와 장비가 확보해야 한다.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충분한 예산도 필요하고 개발할 시간도 필요하고 사람도 요구된다. 그동안 국내에서 제대로 준비된 비밀공작을 수행해 본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비밀공작 역량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이 누구의 소행인지는 경찰이나 관련 기관에서 밝히면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선 국정원은 이번 기회에 비밀공작 능력에 관해 냉정하게 평가해 보기 바란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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