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업문화 대전환] 51.기업의 이익보다 국익이 우선... 대기업도 급변하는 미래 시장 예측하지 못하면 몰락
5대 그룹의 주요 계열사도 글로벌 기업보다 국내 기업으로 위상 축소... 적정환율과 수출지원을 통해 경쟁력 강화 유도해야
우리나라 재벌은 1950~60년대 이후 후진국의 복합기업과 유사하게 정경유착을 통해 성장했다. 군사독재 정부의 산업화 정책은 사업권 불하와 자금 지원이라는 2개의 축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재벌은 민주화 시위 진압과 여론을 관리하는데 천문학적인 정치 자금이 필요한 정권과 결탁해 다양한 이권을 얻었다. 양측은 은밀한 거래로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이른바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신화가 무너졌다. 문어발 사업확장에 황제경영, 독단경영 등이 어우러지며 다수 대기업이 공중분해됐다.
▲ 울산광역시에 소재한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 [출처= iNIS]
◇ 대기업도 급변하는 미래 시장 예측하지 못하면 몰락... 5대 그룹도 글로벌 기업보다 국내 기업으로 위상 축소
우리나라 경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큰 편이다.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갖춘 대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SK그룹, 롯데그룹 등은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으며 생존에 성공했다. 하지만 개별 그룹마다 미래의 불투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먼저 삼성그룹은 간판기업인 삼성전자를 제외하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등은 국내 기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보험시장은 메리츠금융지주와 DB그룹이 선두업체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며 전통 강자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군소업체로 전락했다. 다른 계열사도 국내 시장에서조차 위상이 축소됐다.
둘째,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약진에도 글로비스, 현대위아,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차증권 등이 자립 기반을 구축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글로비스는 그룹의 물류를 담당하는 수준에 그치며 물류 전문기업으로 위상은 낮은 편이다. 글로비스가 현대자도차그룹의 물류를 전담하며 현대상선은 망했다. 현대상선은 공적 자금이 투입된 이후 HMM으로 재탄생했다.
셋째, LG그룹은 GS그룹, LS그룹, LIG그룹, LF그룹 등으로 분사되며 위상이 추락했을 뿐 아니라 주력인 LG전자마저 흔들리고 있어 고민이 깊어졌다.
LG전자는 휴대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시장 변혁기에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가전시장에서도 중국업체의 파상공세를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 LG에네지솔루션, LG이노텍, LG생활건강 등도 경쟁력이 하락했다.
넷째, SK그룹은 '승자의 저주'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털고 부상한 SK하이닉스를 빼곤 SK텔레콤, SK에너지, SK화학, SK증권 등도 글로벌 기업이라고 부르기에 적합하지 않다.
특히 SK텔레콤은 2000년 초반부터 막대한 이익을 중국, 미국 등 해외시장에 투자했지만 초라한 성과를 내고 철수해 아쉬움을 남겼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5G 망 부실 논란은 국내 1위 통신사업자라는 명예마저 부끄럽게 만들었다.
다섯째, 롯데그룹은 제과와 음료 위주로 사업하다가 유통, 석유화학, 건설, 금융 등으로 다각화에 나섰지만 시너지가 나지 않을 뿐 아니라 시대 변화에 엇박자를 내며 위기를 자초했다.
특히 유통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오프라인 점포의 몰락과 온라인의 급성장이라는 변화를 무시하고 정반대의 길을 걸으며 큰 피해를 입었다. 석유화학도 공급과잉으로 초래된 가격하락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우수 인재가 몰려 있는 대기업이라고 해도 글로벌 시장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해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도 거시경제의 흐름을 잘 파악해 대기업이 잘못된 투자를 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 기업의 이익보다 국익이 우선돼야 국가위기 예방 가능... 적정환율과 수출지원을 통해 경쟁력 강화 유도해야
삼성그룹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는 일반 제조기업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이익을 창출한다. 제조기업의 매출액 대비 평균 마진율이 3~5퍼센트(%)이지만 삼성전자는 7~14% 내외로 높다.
삼성전자의 매출 대부분이 내수보다 수출로 생긴 것이고 해외에서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나올 뿐만 아니라 세금은 한국에 내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이익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법인세율 과세 표준은 2억 이하는 9%, 2~200억은 19%, 200~3000억 원은 21%, 3000억 원 초과는 24% 등으로 대기업에 유리한 편이다.
조세정책이 대기업에 유리하게 맞춰져 있어 대기업이 내는 실효 법인세율은 이의 절반에 불과하다. 정부의 수출 드라이브정책에 맞춰 대기업의 이익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이들이 내는 실질 세금 비율은 높지 않다.
대기업이 이익을 많이 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 이익이 협력업체와 서민에게까지 분산돼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근거가 약하다. 이명박정부가 주창한 이른바 낙수효과(trickle down)도 허상이라는 것이 드러났을 정도다.
오히려 국내 수출 대기업이 많은 이익을 실현하는 것은 정부의 고환율 정책 때문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 적정 환율이 어느 수준이지 논란이 있지만 평가절하된 것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경제전문가는 경제성장을 위협하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적정 환율은 1달러당 1200원 수준이나 그 이하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IMF는 2026년 1월 기준 적정환율이 1300대 초반이라고 말한다.
과거 보수 정부는 대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고환율 정책을 유지했다. 대기업이 수출도 많이 하고 이익도 많이 내는 것은 그렇지 못한 것보다 국가경제에 분명 유리하다.
대기업의 이익이 자체적인 혁신 노력만이 아니라 국가의 고환율 정책, 각종 보조금 지급, 협력업체의 살인적인 납품가 인하, 소비자의 국산품 애용운동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
이윤을 무조건 많이 내는 것이 좋은 기업이 아니라 적정한 수준으로 이익을 관리하는 기업이 훌륭한 기업이고 국가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과도한 이익은 다른 이해관계자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국가경제와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실천하지 않으면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이 훼손될 것이다.
이미 대기업의 한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어 한참 늦은 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대기업 스스로 기업의 위험이 국가위기로 확산되지 않도록 조기경보시스템(Early warning system)을 구축해 운영해야 한다.
- 계속 -
재벌은 민주화 시위 진압과 여론을 관리하는데 천문학적인 정치 자금이 필요한 정권과 결탁해 다양한 이권을 얻었다. 양측은 은밀한 거래로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이른바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신화가 무너졌다. 문어발 사업확장에 황제경영, 독단경영 등이 어우러지며 다수 대기업이 공중분해됐다.
▲ 울산광역시에 소재한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 [출처= iNIS]
◇ 대기업도 급변하는 미래 시장 예측하지 못하면 몰락... 5대 그룹도 글로벌 기업보다 국내 기업으로 위상 축소
우리나라 경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큰 편이다.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갖춘 대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SK그룹, 롯데그룹 등은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으며 생존에 성공했다. 하지만 개별 그룹마다 미래의 불투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먼저 삼성그룹은 간판기업인 삼성전자를 제외하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등은 국내 기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보험시장은 메리츠금융지주와 DB그룹이 선두업체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며 전통 강자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군소업체로 전락했다. 다른 계열사도 국내 시장에서조차 위상이 축소됐다.
둘째,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약진에도 글로비스, 현대위아,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차증권 등이 자립 기반을 구축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글로비스는 그룹의 물류를 담당하는 수준에 그치며 물류 전문기업으로 위상은 낮은 편이다. 글로비스가 현대자도차그룹의 물류를 전담하며 현대상선은 망했다. 현대상선은 공적 자금이 투입된 이후 HMM으로 재탄생했다.
셋째, LG그룹은 GS그룹, LS그룹, LIG그룹, LF그룹 등으로 분사되며 위상이 추락했을 뿐 아니라 주력인 LG전자마저 흔들리고 있어 고민이 깊어졌다.
LG전자는 휴대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시장 변혁기에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가전시장에서도 중국업체의 파상공세를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 LG에네지솔루션, LG이노텍, LG생활건강 등도 경쟁력이 하락했다.
넷째, SK그룹은 '승자의 저주'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털고 부상한 SK하이닉스를 빼곤 SK텔레콤, SK에너지, SK화학, SK증권 등도 글로벌 기업이라고 부르기에 적합하지 않다.
특히 SK텔레콤은 2000년 초반부터 막대한 이익을 중국, 미국 등 해외시장에 투자했지만 초라한 성과를 내고 철수해 아쉬움을 남겼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5G 망 부실 논란은 국내 1위 통신사업자라는 명예마저 부끄럽게 만들었다.
다섯째, 롯데그룹은 제과와 음료 위주로 사업하다가 유통, 석유화학, 건설, 금융 등으로 다각화에 나섰지만 시너지가 나지 않을 뿐 아니라 시대 변화에 엇박자를 내며 위기를 자초했다.
특히 유통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오프라인 점포의 몰락과 온라인의 급성장이라는 변화를 무시하고 정반대의 길을 걸으며 큰 피해를 입었다. 석유화학도 공급과잉으로 초래된 가격하락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우수 인재가 몰려 있는 대기업이라고 해도 글로벌 시장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해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도 거시경제의 흐름을 잘 파악해 대기업이 잘못된 투자를 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 기업의 이익보다 국익이 우선돼야 국가위기 예방 가능... 적정환율과 수출지원을 통해 경쟁력 강화 유도해야
삼성그룹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는 일반 제조기업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이익을 창출한다. 제조기업의 매출액 대비 평균 마진율이 3~5퍼센트(%)이지만 삼성전자는 7~14% 내외로 높다.
삼성전자의 매출 대부분이 내수보다 수출로 생긴 것이고 해외에서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나올 뿐만 아니라 세금은 한국에 내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이익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법인세율 과세 표준은 2억 이하는 9%, 2~200억은 19%, 200~3000억 원은 21%, 3000억 원 초과는 24% 등으로 대기업에 유리한 편이다.
조세정책이 대기업에 유리하게 맞춰져 있어 대기업이 내는 실효 법인세율은 이의 절반에 불과하다. 정부의 수출 드라이브정책에 맞춰 대기업의 이익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이들이 내는 실질 세금 비율은 높지 않다.
대기업이 이익을 많이 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 이익이 협력업체와 서민에게까지 분산돼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근거가 약하다. 이명박정부가 주창한 이른바 낙수효과(trickle down)도 허상이라는 것이 드러났을 정도다.
오히려 국내 수출 대기업이 많은 이익을 실현하는 것은 정부의 고환율 정책 때문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 적정 환율이 어느 수준이지 논란이 있지만 평가절하된 것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경제전문가는 경제성장을 위협하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적정 환율은 1달러당 1200원 수준이나 그 이하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IMF는 2026년 1월 기준 적정환율이 1300대 초반이라고 말한다.
과거 보수 정부는 대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고환율 정책을 유지했다. 대기업이 수출도 많이 하고 이익도 많이 내는 것은 그렇지 못한 것보다 국가경제에 분명 유리하다.
대기업의 이익이 자체적인 혁신 노력만이 아니라 국가의 고환율 정책, 각종 보조금 지급, 협력업체의 살인적인 납품가 인하, 소비자의 국산품 애용운동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
이윤을 무조건 많이 내는 것이 좋은 기업이 아니라 적정한 수준으로 이익을 관리하는 기업이 훌륭한 기업이고 국가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과도한 이익은 다른 이해관계자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국가경제와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실천하지 않으면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이 훼손될 것이다.
이미 대기업의 한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어 한참 늦은 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대기업 스스로 기업의 위험이 국가위기로 확산되지 않도록 조기경보시스템(Early warning system)을 구축해 운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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