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경제학부에서 SK그룹 최태원 회장 강의 진행
주제는 ‘인공지능(AI) 시대, 세계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대한민국의 비전
▲ 최태원 SK그룹 회장 [출처=SK그룹]
서울대(총장 유홍림)에 따르르면 경제학부(학부장 이정민)가 2026년 11월0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제학부 재학생 등 450여 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했다.
주제는 ‘인공지능(AI) 시대, 세계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대한민국의 비전’이다. 최 회장이 서울대 경제학부 학생들과 만난 건 2022년 4월 ‘시장의 변화, 미래의 기업’ 특강 후 약 4년 반 만이다.
최 회장은 특강에서 “30년 넘게 기업을 경영하며 ‘변화’에 익숙하지만 그 속도와 크기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날 최 회장은 △AI 시대를 마주하는 경제질서의 변화 △미·중 중심의 변화된 패러다임과 헤게모니 △여러 산업군에서 혁명이 동시에 일어나는 거대한 스케일의 ‘AI’ △다양한 내 · 외부 문제에 직면한 한국 경제의 해법 등을 주제로 생각을 나눴다.
최 회장은 지금 AI 시대는 경제학의 시장원리나 전통모형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을 정도로 변수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수요와 공급을 중심으로 시장을 이해했다면 디지털 경제에서는 개별 고객과 관계가 중요해지는 등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 자체가 변화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제질서의 구조적 변화에 주목하면서, 지난 30년간 미국의 소비와 중국의 제조를 중심으로 유지돼 온 글로벌 분업 구조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미국의 투자 요구와 중국의 기술 추격이라는 이중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AI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의 규모와 속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AI 분야에 그간 볼 수 없던 규모의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투자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향후 AI를 중심으로 여러 산업의 혁신이 동시에 일어나고 상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맞서야 할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저성장, 부채 증가 등으로 내부의 기초 체력이 약해진 가운데 G2 패권과 AI 혁명, 자본전쟁에 의한 외부 위협까지 더해졌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개별 현안 대응만으로는 복합적인 경제·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내부와 외부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진단을 바탕으로 최 회장은 △사회문제 해결이 곧 경제활동이 되는 ‘뉴 캐피탈리즘(신 자본주의)’ △지능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AI 네이티브 국가’ △한·일경제연대로 세계 질서를 만드는 역할로 나아가는 ‘확장 옵션’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인센티브 시스템’ 등 4가지 해법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뉴 캐피탈리즘의 예로 ‘사회적 가치’를 들었다. “민간이 이윤을 창출해 납부한 세금으로 정부가 국방, 복지 등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가 사회의 빠른 다각화와 복잡화 속에서 현재의 구조로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민간의 ‘선행’을 사회가 금전적으로 보상하자는 것이다.
미국 엔비디아의 젠슨 황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제시한 ‘AI 5대 층(에너지,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거대언어모델(LLM),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하면서는 “‘AI 네이티브 국가’로 가기 위해 경쟁력을 키워야 할 분야”라며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한국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운신의 폭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한국 경제의 확장 옵션으로는 한·일경제연대를 강조했다. 최 회장은 “자유무역체제가 옅어지는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2조 달러의 한국과 4조 달러인 일본의 경제가 묶이면 그 파급력은 단순히 3배가 아닌 그 이상 커질 것이고, 양국이 겪는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센티브 시스템’은 과거 고도성장 시기의 성장모델을 혁신해 기업이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촉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은 규모의 기업이 규제를 피하고자 대기업으로의 성장을 스스로 포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민주주의와 함께 한국의 한 축인 자본주의가 건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강연 후 학생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AI, 반도체, 에너지 등 경영현장에서 겪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했다.
“사회가 개인에게 AI 능력을 요구하고 기업에서도 AI를 실무에 많이 활용하고 있다”며 최 회장이 생각하는 AI 인재 육성 방향을 묻는 질문에 최 회장은 ‘경험’을 꼽았다.
“어디서나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닌, 직접 새로운 걸 자유롭게 설계하며 경험하는 게 ‘AI 네이티브 국가’로 가는 기초가 될 것이다”며 “이전의 시도가 실패해도 그걸 경험으로 삼고 도전을 계속하면 ‘시스템’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학부장은 “세계 AI 산업을 최전선에서 이끄는 최태원 회장의 혜안을 나누며 학생들이 교실에서 배운 경제학 개념을 실제 경제현장에 접목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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