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난 없는 국가] 40.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이 중소기업 안전관리 체계에 미치는 영향 분석
전담 안전관리자가 부재하며 예산도 부족해... 중소기업 현실을 반영해 유연하게 적용해야 효과적
정상 전문위원
2026-06-24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산업화를 시작하며 근로자의 안전에 대한 인식을 전혀 갖지 않았다. 안전에 대한 투자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뿐 아니라 작업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라고 여겼다.

산업현장에서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았지만 불가피한 비용이라고 판단했다. 근로자에 대한 피해보상도 많지 않아 사업주 입장에 크게 고민할 필요성도 적었다. 1987년 6·10 항쟁 이후 민주화가 진전되었지만 원시적 형태의 안전 사고는 반복됐다.

2020년 이후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은 중대재해 예방과 사업주 책임 강화를 목표로 지속적인 개정을 거듭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인력과 재정의 제약으로 인해 법 개정에 따른 대응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이 중소기업의 안전관리 체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대다수 기업이 법 개정 이후 형식적 대응에 그치고 있었으며 실질적 개선은 미흡하였다.

이번에 소개할 논문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이 중소기업 안전관리 체계에 미치는 영향 분석(An Analysis of the Impact of the Amendments to the Industrial Safety and Health Act on the Safety Management Systems of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s)'이다.

재난정보학회에 제출된 논문은 구민철(Koo, Min Chul)이 작성했다. 세부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한국 울산석유화학단지 전경 [출처= iNIS]


◇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 높아... 인식이 낮고 체게적인 관리시스템 부재

산업현장에서 안전은 근로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로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여러 법률이 제정되고 개정되어왔다.

산안법 개정이 중소기업의 안전관리 체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산안법은 1981년 제정 이후 산업구조 변화와 사회적 요구에 따라 수차례 개정을 거쳐왔다.

특히 2020년 개정안에서는 △도급인의 책임 강화 △유해·위험작업 도급 제한 △사망사고 발생 시 사업주의 형사처벌 강화 등이 포함됐다.

이러한 변화는 대기업 보다는 중소 규모 사업장에 더 큰 구조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 선행연구는 중소기업이 안전보건에 대한 인식이 낮고 체계적 관리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 전담 안전관리자가 부재하며 예산도 부족해... 중소기업 현실을 반영해 유연하게 적용해야 효과적

다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산안법 개정 이후 최소한의 대응 조치는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질적인 안전관리 체계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조사 대상 중 7곳은 여전히 전담 안전관리자가 부재한 상태였으며 안전관리 업무가 일반 관리부서에 부가적으로 할당되어 있었다.

또한 10개 중 8개 기업은 법 개정 이후 안전 관련 예산을 일부 증액했으나 실질적인 투자보다는 외부 점검 대비용 문서 정비 등에 집중되어 있었다.

안전교육은 주로 외부 강사를 초청하거나 온라인 콘텐츠로 진행되고 있다. 형식적인 교육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교육 이수율은 높았으나 교육 후 안전에 대한 인식 변화는 한계가 있었다.

조사 대상 3개 기업은 개정 이후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점검을 받았고 1개 업체는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법 위반 원인은 대부분 작업환경 개선의 지연과 안전조치 미흡이었다.

산업안전보건법의 개정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이지만 그 효과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현실을 반영한 유연한 제도 설계가 병행되어야 한다.

세부적으로 △안전관리 컨설팅 및 전문인력 지원 제도 확대 △안전관리비 지원 제도의 실효성 제고 △맞춤형 교육 콘텐츠 개발 등이 요구된다.

산업안전은 단순한 법적 의무를 넘어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핵심 요소다. 법 개정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중소기업의 자발적인 안전문화 형성과 이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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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 전문위원(중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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