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조합장 96%가 우려하는 것은 ‘규제’를 넘어선 ‘자율성 상실’
충분한 공론화 절차 없는 입법은 농업인 실익 저하로 이어질 것... 현장 목소리 반영한 지속 가능한 대안 마련 강력 촉구
백진호 기자
2026-04-17

▲ 농협중앙회 본관 전경 [출처=농협중앙회]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농협법 개정안」을 두고 농업 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개정안의 세부 내용보다 농협의 근간인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는 사안이 현장과의 충분한 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 갈등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농협중앙회(회장 강호동)에 따르면 2026년 4월9일(목)부터 10일(금)까지 전국 농축협 조합장 110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871명 중 90퍼센트(%) 이상이 3월11일과 4월1일 각각 발의된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는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절차적 정당성’과‘현장 수용성’부족에 대한 문제 제기로 해석된다.

◇ ​조합장 96%가 우려하는 것은 ‘규제’를 넘어선 ‘자율성 상실’

​설문에 참여한 조합장들은 주요 쟁점에 대해 압도적인 반대 입장을 보였다. △농림축산식품부 직접 감독권 확대(96.8%) △농협 감사위원회 외부 독립기구 설치(96.4%) △중앙회장 전 조합원 직선제 도입(96.1%) 등 국가 기간 산업인 농업을 지탱하는 농협 조직이 관료주의적 감독과 규제에 묶여 본연의 전문성과 유연성을 잃게 될 것이라는 현장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주관식 응답에서도 “입법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현장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방식은 협동조합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개정안에 담긴 과도한 개입 시도가 농협의 자율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 ​충분한 공론화 절차 없는 입법은 농업인 실익 저하로 이어질 것

이번 조사 결과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 권역에서 일관된 흐름을 보였다. 이는 이번 결과가 일부의 불만이 아닌 농업 현장 전반의 구조 문제 인식임을 보여준다.

또한 개정안 시행 시 농협이 연간 수백억 원 규모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이는 농업인 지원 사업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재 정부와 국회가 추진하는 개혁의 방향이 농업 현장의 목소리와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조합장들은 한목소리로 ‘속도전식 입법’ 보다 ‘내실 있는 공론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의 성패는 현장 구성원들의 공감과 참여에 달려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방식은 소통을 생략한 채 규제 일변도의 결론을 정해놓고 치닫고 있다는 비판이다.

​◇ ​현장 목소리 반영한 지속 가능한 대안 마련 강력 촉구

현장 조합장들은 농협 개혁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통제’가 아닌 ‘자율적 혁신’을 지원하는 방향이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농업 현장의 목소리가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구조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조사가 던지는 핵심 메시지다.

​농협 관계자는 “이번 설문 결과는 개정안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방향으로 전면적인 재검토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며,“지속 가능한 농업과 농협의 발전을 위해 공청회 등 현장과 충분한 소통을 거친 합리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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