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정보기관 활동] 21. 영국 MI5에 스파이 침투 기도와 인재 확보...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로 델타포스 명성 재확인
국가정보기관에 스파이를 심는 침투공작 가능성 높아져... 베네수엘라 방공망 붕괴로 러시아·중국의 글로벌 위상 추락 불가피
민진규 대기자
2026-01-06
2025년 1월3일 미국 특수부대가 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으로 마약을 수출하는 주범이라고 인식해 체포 작전을 승인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는 1999년 우고 차베스(Hugo Chavez) 대통령이 석유산업을 국유화하고 반미 외교노선을 걷기 시작하며 미국과 대립했다.

차베스의 사망 이후 마두로가 권력을 잡았지만 미국과 갈등은 오히려 심화됐다. 미국은 2013년부터 베네수엘라의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다양한 비밀공작을 수행했다.

전시가 아닌 평시에 엄연한 주권국가의 대통령을 납치하는 것이 정당하느냐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첫번째 타겟인 베네수엘라의 사태와 더불어 향후 추가될 공격목표로 콜롬비아와 이란이 지목되며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로 델타포스 명성 재확인... 러시아·중국의 글로벌 위상 추락 불가피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작전에 동원된 미국 델타포스(Delta force)는 제1특수부대작전분견대 델타(Special Forces Operational Detachment-Delta; 1st SFOD-D)로 육군에 소속됐다.

델타포스는 영국 특수전부대인 SAS(Special Air Service)을 벤치마킹해 1973년 창설한 부대로 데테러작전, 비정규전 등을 수행한다.

1980년 이란 수도인 테헤란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 직원들을 구출하기 위한 '독수리 발톱작전(Operation Eagle Claw)'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체적인 부대 규모나 작전 인원에 대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 별칭은 델타포스는 그대로 사용하지만 정확한 부대명칭은 수시로 변경하는 편이다. 소속된 군인은 최대 1000명 내외로 알려져 있다.

적의 지휘관이나 주요 인사의 납치, 암살, 파괴공작 등을 수행해야 하므로 요원의 선발 과정도 철저하다. 보통 육군의 다른 특수부대인 그린베레(Green Berets)에서 복무한 경력자가 대부분일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그린베레는 1952년 창설됐으며 1961년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 대통령이 베레모 착용을 허용한 이후 현재의 별명을 얻었다. 2020년 처음으로 여군 1명이 자격 과정을 통과해 '금녀의 벽'이 깨졌을 정도로 훈련 과정이 엄격하다.

베트남 전쟁에서 다양한 성과를 낸 부대로서 유명한 그린베레는 델타포스와 마찬가지로 요인 암살 및 납치, 주요 목표 타격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해외에서 작전을 수행하기 때문에 최소한 1개 이상의 외국어에 능통해야 한다.

버락 오마바 대통령 시절 알케에다의 수장인 오사마 빈 라덴을 암살한 특수부대인 네이비실(Navy SEALs)도 빼놓을 수 없다. 네이비실은 육군에 편제된 델타포스나 그린베레와 달리 해군 소속으로 수중 폭파나 해상작전에 특화돼 있다.

네이비실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수중폭파부대인 UDT(Underwater Demolition Team) 등이 통합되며 1962년 설립됐다. 한국전쟁 당시에도 교량, 철도, 터널 등 주요 시설물을 파괴하는 육상 작전까지 수행했다.

미국 정부는 대통령의 의지와 작전의 유형에 따라 델타포스, 그린베레, 네이비실 등을 투입하는 결정을 내린다. 2001년 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서 네이비실이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2026년 1월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는 작전에는 오랫간만에 델타포스가 동원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작전을 완료한 이후 미군의 사상자가 1명도 없다며 작전의 성공을 자축했다. 마두로 대통령 체포작전의 성과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마두로 대통령의 경호를 전담한 쿠바의 위상이 추락하게 만들었다. 쿠바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시도한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 서기장의 암살 관련 정보를 수집해 예방하며 명성을 쌓았다.

CIA의 공격 목표로 지목됐던 앙골라, 파나마, 베네수엘라 등에 정보팀을 파견하고 협력하며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 베네수엘라에도 전문 경호팀을 운용하며 석유를 지원받았다.

하지만 델타포스의 공격 시점을 예상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대응에도 실패했다. 쿠바 경호팀이 전멸하는 피해를 입었지만 델타포스는 안전하게 작전을 완수했다. 소련 시절 국가안보위원회(KGB)로부터 신뢰를 얻었을정도로 확고한 전문성도 사라졌다.

둘째, 베네수엘라에 레이다와 미사일을 수출한 러시아와 중국의 체면이 크게 손상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침공을 예상하고 러시아와 중국의 무기로 완벽한 수준의 방공망을 구축했다고 자평했다.

미국은 위성사진과 베네수엘라 내부 스파이로부터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방공망을 철저하게 파괴했다. 전투기를 동원해 방공 무기를 타격하거나 전자전을 수행해 작동을 멈추게 만들었다.

베네수엘라와 마찬가지로 러시아나 중국제 방공망을 보유한 국가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이란과 북한도 비슷한 처지로 내몰렸다.

북한과 이란은 핵보유국이라 베네수엘라와 달리 미국이 전격 침공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있다. 하지만 2025년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폭격한 사례로 유추해보면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마두로 대통령이 10년 이상 권력을 강화해왔지만 내부의 적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 CIA는 베네수엘라 군부의 저항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파악했으며 방공망에 대한 정보도 입수해 활용했다.

델타포스 대원들을 태운 헬기가 마두로 대통령이 잠자던 안전가옥(safety house)에 침투할 당시에도 전혀 공격을 받지 않았다. 안가를 경호하던 경호팀과 주변의 주민만 피해를 입었을 뿐이다.

CIA는 2025년 12월 말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Maria Corina Machado)가 노벨평화상을 받기 위해 해외로 탈출하는 작전에도 개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 경호회사가 용역을 받아 수행했다며 공개했지만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정보기관의 비밀공작은 비밀성의 유지와 위장부인이 중요하다.


▲ 국가정보기관의 이해 - 활동영역과 개혁과제 표지 by 민진규 [출처=엠아이앤뉴스]


◇ 2006년 7월 5일 작성한 칼럼 소개... 국가정보기관에 스파이를 심는 침투공작 가능성 높아져 

역사 이래로 모든 국가가 국가의 안보를 체계적으로 보장받기 위해 국가정보기관을 운영했다. 명칭, 소속, 형태는 제각각이었지만 국가위기(national crisis)를 예측하고 대응함으로 국가안보 확보라는 주어진 임무는 동일했다.

최근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보기관의 임무 배정과 관련해 통합형이냐 혹은 분리형이냐로 구분하고 있다. 국가정보기관이 수행하는 업무는 국가안보를 확립하기 위한 정보활동(intelligence process), 국가 질서에 위해를 가하는 내외국인을 감시 및 체포하는 방첩활동(counterintelligence), 마지막으로 국가정보기관의 대외적인 비밀공작활동(covert action)이다.

하나의 정보기관이 정보활동과 방첩활동 등 모든 업무를 하면 통합형, 하나 이상의 정보기관이 관련 업무를 개별적으로 나눠서 수행하면 분리형이라고 지칭한다.

정보기관의 업무 중에서 정보 수집 업무는 실패하지 않는 이상 공개되지 않으므로 외부에 알려지기 어렵다. 반면에 방첩기관의 활약 중 성공한 것은 모두 공개되므로 외부에 많이 알려진다. 실패한 방첩활동은 정보기관의 캐비넷 속에서 영원한 숙면을 취하게 된다.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로 각국의 정보기관은 위와 같은 임무를 수행하면서 뛰어난 명성을 이어왔다. 미국의 중앙정보국(CIA), 소련의 국가보안위원회(KGB), 이스라엘의 모사드(Mossad) 등은 해외정보기관으로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이들 국가도 국내 방첩활동을 담당하는 기관은 별도로 조직돼 있다. 미국의 연방수사국(FBI), 영국의 MI5가 대표적인 방첩기관이다.

최근 알카에다 관련 조직이 테러와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영국의 MI5에 스파이를 침투시키기 위해 공작활동을 펼친다고 영국 공영방송인 BBC가 보도했다.

방송 보도에 따르면 알카에다(al-Qaeda) 동조자들이 영국 정보기관의 직원 확충 기회를 틈타 MI5 침투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MI5를 소속기관으로 두고 있는 영국 내무부는 MI5에 지원하는 사람은 엄격한 보안 심사 등을 거쳐 채용되며 많은 지원자가 탈락한다고 밝혔다.

특히 MI5는 지난해 런던 지하철 테러 사건 이후 아랍어, 벵골어, 소말리어, 쿠르드 방언 등 각종 언어를 구사하는 직원을 공개적으로 모집하고 있다. 이는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이슬람 무장세력이나 테러 단체의 공작활동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영국의 방첩기관은 과거 냉전 시대 소련의 스파이 활동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현재는 국제범죄, 테러, 산업스파이 활동 등에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임무의 변화에 따라 필요한 직원의 능력이 달라지고, 새로운 기준에 따른 직원을 채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소수 언어를 사용하는 직원 채용 시도가 테러리스트의 방첩기관 침투공작 루트로 활용되는 것이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고 적을 완벽하게 파악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언어와 문화를 구사하는 직원이 필요하다.

영국 방첩기관의 임무 변화나 테러리스트의 우회 공작 기도를 남의 나라 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한국도 이제는 국제범죄나 테러의 예외국이 더 이상 아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입국한 산업연수생이나 여행객에 의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범죄자가 발생하는 국가로부터 귀화한 국민을 경찰로 채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이 국제화되고 다문화, 다인종 국가로 전이되면 될수록 이런 수요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국가의 문화나 언어에 능통한 한국인을 채용해 업무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의 방첩 및 정보기관도 과거의 기준에 얽매여 직원을 채용한다면 급변하는 국제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게 된다. 한국 정보기관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정보 수집과 비밀공작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한국인을 포함해 목표 국가의 국민도 첩보원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관련 국가에서 오래 거주했거나 언어에 능통한 직원의 채용을 늘려야 한다. 물론 이들을 채용하는 과정에서도 국가안보 의식 등을 체크하는 신원조사는 더욱 철저하게 이행해야 한다.

채용 과정에 오류가 생기면 적의 스파이를 조직의 심장부에 들이는 꼴이 되는 것이다. 영국 MI5는 ‘캠브릿지 스파이 링(The Cambridge Spy Ring)’ 사건으로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타격을 입었다.

21세기 초입에 들어선 현재 국가관이나 사회관이 혼란한 시기라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 피아 식별이 무척 힘들다. 철저한 신원 검증을 통한 인재 확보만이 국가안보를 지키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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