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대, 기계공학부 고승환 교수팀이 전기 사용 없이 냉각과 가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신개념 열관리 기술 개발
건물 지붕에 적용할 경우 연간 냉난방 에너지 비용을 최대 26.5%까지 절감 가능...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널리 응용될 것으로 전망
▲ 왼쪽부터 국민대학교 자동차공학과 정영주 조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정성민 박사후연구원,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 송재만 조교수,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고승환 교수 [출처=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서울대학교(총장 유홍림) 공과대학(학장 김영오)에 따르면 기계공학부 고승환 교수 연구팀이 단 하나의 소재와 공정만으로 전기 사용 없이 냉각과 가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신개념 열관리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레이저 출력의 강약만 조절해 동일한 투명 실리콘 고분자 소재를 전력 소모 없이 냉각용 또는 가열용 표면으로 가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복잡한 공정을 대체할 혁신적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 리더연구자지원사업 및 세종과학펠로우십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의 성과는 그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에너지 분야의 저명 학술지 ‘Joule’(IF=35.4, 상위 1.4%)에 ‘Monolithic Integration of Radiative Cooling and Solar Heating Functionalities by Laser-induced Pyrolysis’ 제하의 논문으로 2025년 8월 정식 게재된 바 있다.
◇ 연구 배경... 기후 변화 대응의 필요성과 에너지 위기의 심각성이 커지면서 '제로에너지' 기반 기술 개발
최근 기후 변화 대응의 필요성과 에너지 위기의 심각성이 커지면서 별도의 전력 소모 없이 태양광 및 복사열을 활용해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제로에너지’ 기반 열관리 기술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예를 들어 여름에는 햇빛을 반사하고 복사열은 방출함으로써 시원한 환경을 만들고 겨울에는 햇빛을 흡수해 따뜻하게 유지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냉각과 가열 기능을 각각 다른 재료와 복잡한 공정으로만 구현 가능한 이 기술을 일상 생활이나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한여름에는 도로와 건물이 과도한 열을 흡수해 냉방비가 급증하고 겨울에는 막대한 에너지가 난방에 소비되는 현실에서 이전의 열관리 기술과는 달리 하나의 소재를 활용해 상황에 맞게 냉각 또는 가열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은 매우 유용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
◇ 연구 성과... 건물 지붕에 적용할 경우 연간 냉난방 에너지 비용을 최대 26.5%까지 절감 가능
이 기술의 개발에 나선 연구팀은 ‘PDMS(Polydimethylsiloxane)’라는 투명한 실리콘 고분자에 레이저를 조사하는 방식의 신소재 가공 기술을 제시했다.
이 기술은 레이저의 출력 세기에 따라 소재의 광학적 및 열적 기능이 달라지는 간단한 원리에 기반한다. 예컨대 고출력 레이저를 조사하면 PDMS 표면이 ‘하얀색의 다공성 구조(SiO2 중심)’로 바뀌며 햇빛을 반사하고 열을 외부로 방출해 냉각 기능을 수행한다.
반대로 저출력 레이저를 사용하면 ‘검정색의 다공성 구조(SiC 중심)’가 형성돼 태양광을 흡수하고 가열 기능을 수행한다. 즉 동일한 투명 소재에 하나의 레이저 공정을 적용하되 출력만 달리해 냉각과 가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 신소재의 열관리 기능을 실제 야외 환경에서 실증했다. 낮 동안 햇빛 아래에서도 흰색의 다공성 표면은 외부 온도보다 평균 5.89도씨(℃) 낮게 유지됐고 검정색 다공성 표면은 58.1℃까지 스스로 가열되며 뛰어난 열제어 성능을 입증했다.
또한 다양한 기후 조건을 고려한 건물 에너지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결과 이 소재를 건물 지붕에 적용할 경우 연간 냉난방 에너지 비용을 최대 26.5퍼센트(%)까지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술은 전력 없이 냉각과 가열 기능을 구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두 기능을 동시에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플러스에너지’ 기술로의 확장 가능성도 보여줬다.
예를 들어 흰색 냉각 표면과 검정색 가열 표면 사이에 발생하는 열 차이를 이용하면 전기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태양열 기반 열전 발전기를 만들 수 있다.
가열 기능을 활용해 태양광으로 바닷물을 증발시키고 이를 담수로 모으는 물 수확(담수화) 시스템 등 다양한 에너지 응용 분야로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됐다.
◇ 기대 효과...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널리 응용될 것으로 전망
이번에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기존 열관리 기술의 실용성과 확장성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기능별로 다른 소재나 공정을 따로 준비할 필요 없이 하나의 소재와 하나의 공정 장비(레이저 장비)만으로 냉각 또는 가열 기능을 저비용으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기술은 건물의 냉난방 효율 향상, 야외 기기의 열 안정성 확보, 태양광을 활용한 전기 생산 등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널리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승환 교수는 “복잡한 제조공정 없이 단일 소재만으로 냉각과 가열을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이번 기술은 열관리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 건물 외장재, 야외 전자기기, 에너지 하베스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원천기술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 참고자료
- 논문명/저널 : ‘Monolithic Integration of Radiative Cooling and Solar Heating Functionalities by Laser-induced Pyrolysis’, JOULE
- DOI : https://doi.org/10.1016/j.joule.2025.10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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