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해외연수 실태분석] 10. 바람직한 해외연수를 위한 방안 제시... 활용가치가 없는 보고서 작성한 공무원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공무원·정치인 해외연수 불가피하지만 효율적인 방안 찾아야... 포기하지 않고 연구해야 해결책 찾을 수 있어
▲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민진규가 저술한 '내부고발과 윤리경영' 표지 [출처=예나루]
공무원이나 정치인이 해외연수에 관한 기획기사를 작성한다고 하니 몇마디라도 조언하려는 주변인이 적지 않았다. 각종 잘못된 관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지인도 있었다.
하지만 공무원과 적대적 관계가 될 것이라고 우려해주는 선·후배도 많았다. 해외 연수는 새로운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공무원이 다른 세상에 대한 시각을 넓히고 역량을 개발하려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프로그램이다.
필자도 해외연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투입하는 예산 대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믿는다. 해외연수에 대한 역사와 고민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민진규가 저술한 '내부고발 - 배신자 vs 구세주' 표지 [출처=엠아이앤뉴스]
◇ 열하일기·서유견문록은 해외연수의 모범작... 활용가치가 없는 보고서 작성한 공무원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이탈리아 상인인 마르코 폴로(Marco Polo)가 14세기 무역을 위해 몽고제국인 원(元)나라까지 여행한 일대기를 기록한 동방견문록(東方見聞錄)이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이 크다.
향신료와 도자기가 풍부한 동양과 교역을 확대하기 위해 대항해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 되었기 때문이다. 15세기부터 시작된 대항해는 인류 문명의 축을 동양에서 서양으로 옮겼다.
동방견문록의 원제는 '세계의 서술(Divisament dou monde)'이지만 일본인이 내용에 기반해 작명했다. 한국은 일본 제국주의 시대에 들여온 책 제목을 그대로 도입한 사용한다.
동방견문록은 마르코 폴로가 직접 집핋한 것이 아니라 그가 구술한 내용을 들은 주변인이 정리했다는 점에서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이 많다. 실제 지명이나 역사와 차이가 나는 점을 들어 내용이 허구라는 주장도 있을 정도다.
그렇다고 동방견문록을 상상물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는 역사적 사실과 대부분 일치하기 때문이다. 서양에 동양의 문물과 역사에 대해 알려줘 문명의 교류를 촉진시킨 공은 크다.
한국에서는 조선 말 실학자인 박지원이 청나라를 방문하고 돌아와 기록한 '열하일기(熱河日記)가 가장 유명한 기행문이다. 개인적으로 열하일기는 여러 번 읽어서 내용을 모두 기억하고 있는데 여전히 가끔씩 다시 읽는다.
성리학에 도취된 조선의 지배계층은 고유의 문화와 문명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야만족이라고 부른 청나라보다 못하다는 점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
조선이 자랑하는 가마와 온돌도 비효율적이라는 점은 부정하지 못했다. 다른 국가와 비교하기 전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해 부끄러워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조선 말 유길준은 미국과 유럽을 여행하고 돌아와 '서유견문록西遊見聞錄)'이라는 책을 펴냈다. 서유견문록은 세계 각국의 인종, 물산, 강, 바다 등에 대한 기록부터 시작해서 교육, 화폐와 같은 제도까지 다뤘다.
서양의 문물을 소개하며 한국의 실정에 적합한 자주적인 개화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유길준이 추진한 개화정책이 실패하며 한 때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다.
기행문은 집필자가 공무원인지 혹은 일반인인지에 따라 다루는 주제부터 느낌까지 차이가 난다. 공무원은 국가정책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지만 개인은 사소한 취미나 인간관계를 많이 다루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열하일기를 저술한 박지원이나 서유견문록의 저자인 유길준 모두 공무원 신분에 충실했으므로 책이 역사적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현재 공무원이 해외연수를 다녀와서 제출한 보고서는 뢀용가치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사적 소명의식이나 탐구열이 부족해 천편일률(千篇一律)적인 단순 기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민진규가 저술한 '내부고발과 경영혁신 I - 국내 공조직과 기업 사례' 표지 [출처=엠아이앤뉴스]
◇ 공무원·정치인 해외연수 불가피하지만 효율적인 방안 찾아야... 포기하지 않고 연구해야 해결책 찾을 수 있어
문명이 뒤떨어진 국가에 살고 있는 공무원이 선진문물을 받아들기 위해서는 발전된 국가나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하지만 단순한 여행이나 유흥을 즐기기 위한 목적이라면 국가예산을 지원할 필요가 없다.
해외연수 계획을 수립하기 이전에 어느 곳을 방문할지, 무엇을 얻어올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지, 어떤 항목에 예산을 배정해야 하는지 등을 철저하게 검토해야 한다.
그럼에도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어디에서부터 바꿔야할지 판단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난마처럼 얽혀있는 상황이 지속 중이다.
국민의 혈세가 들어간다면 투입하는 비용에 상응하는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조선말 공무원의 자세를 제시한 정약용의 목민심서(牧民心書)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무릇 공직자라면 국민의 세금을 사용함에 있어서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필자는 30년 이상 일반 공무원을 만나 다양한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적인 업무 추진이나 공익보다 개인의 사적인 이익을 우선하는 사람을 많이 만났다.
공무원이 공적인 마인드가 전혀 없이 개인적인 이익을 우선해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권한이고 권력이라고 여기면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현장에서 일을 처리하며 공무원들에게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라는 조언을 끝없이 하지만 귀담아 듣는 공무원을 찾기도 어렵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고서 퇴직하는 공무원도 많지 않다.
필자의 지인들은 20여년 전 내부고발(whistle blowing)을 이라는 주제에 대해 연구할 때에도 이른바 '조직의 배신자'를 옹호한다는 인식을 받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래도 공조직이나 사조직 모두 부정부패를 해결하려면 내부고발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신념을 꺾지는 않았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009년 '내부고발과 윤리경영'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내부고발이 발생한 공조직과 사조직을 대상으로 강연활동도 활발하게 전개했다. 내부고발자의 보호를 위한 자문을 병행하며 많은 경험을 축적했다.
또한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15년 이상 연구를 진행해 2025년 △내부고발과 경영혁신 I - 국내 공기업과 기업 △내부고발과 경영혁신 II - 해외 공조직과 기업 △내부통제시스템 혁신 - 위기관리와 아웃소싱 전략 등의 책을 추가로 펴냈다.
이러한 내용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해외연수에 대한 연구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검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앞으로 공무원과 정치인 모두 해외연수를 놀러간다는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민진규가 저술한 '내부고발과 경영혁신 II - 해외 공조직과 기업 사례' 표지 [출처=엠아이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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