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정보기관 활동] 08. 미국의 군수산업 전략과 윤리적 기준... 품질·가격·윤리 등을 고민할 필요도 없어 편해
대규모 파괴적 전쟁을 통해서 막대한 이익을 얻는 군수업체... 현대판 노예장사에 뛰어드는 군수업체와 커미션 즐기는 정치 지도자
매년 연말에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빅 이벤트는 노벨상(Nobel Prizes)의 수여 소식이다. 노벨상은 1901년 스웨덴의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Alfred Bernhard Nobel)이 남긴 유산을 기금으로 만들어졌다.
노벨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 막대한 돈을 벌었지만 자신이 만든 발명품이 전쟁과 각종 인명살상에 연루된다는 사실을 괴로워했다.
특히 둘째형의 사망 소식을 들은 신문 기자가 착각하고 '죽임의 상인(merchant of death) 사망하다'라는 부고 기사를 내보낸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노벨상을 제정하겠다고 결심한 배경이다.
'죽음의 상인'은 무기, 술, 마약, 담배 등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특히 1930년대 1차 대전이 종전한 이후 군수업체가 무기 판매로 막대한 이익을 얻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일반인도 즐겨 사용하는 단어로 부상했다.
◇ 대규모 파괴적 전쟁을 통해서 막대한 이익을 얻는 군수업체... 품질·가격·윤리 등을 고민할 필요도 없어 편해
20세기가 시작하며 터진 제 1차 세계대전은 2000만 명에 달하는 사망자로 인류 역사장 가장 참혹한 전쟁이라고 평가받았다. 사망자 중 군인이 1000만 명으로 추산되며 민간인 사망자는 1000만 명으로 보이지만 2000만 명에 달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전쟁을 벌인 독일군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사망자 173만 명 △부상자 421만 명 △포로 115만 명 등 총 714만 명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 전쟁에 투입된 1300만 명 중 절반이 넘는 수치다.
하지만 1차 대전의 참화를 극복하기도 전에 벌어진 제 2차 세계대전은 공식적으로 5600만 명, 비공식적으로 7300만명의 군인과 민간인이 죽었다. 가장 많은 군인이 사망한 국가는 소비에트연방공화국(소련)으로 18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제 2차 세계대전의 희생자가 많았던 것은 무기의 위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제 1차 세계대전은 기관총과 독가스라는 신식 무기가 도입됐지만 참호전으로 전선이 일부 국가로 제한돼 있었다.
반면에 제 2차 세계대전은 참전국이 다수였을 뿐 아니라 전선이 넓어져 소련, 폴란드, 중국, 독일, 일본, 미국, 영국 등에서 수십만 혹은 수 천만 명의 군인과 민간인이 죽음을 피하지 못했다.
전쟁에 동원된 무기는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급격하게 진화를 거듭했다. 탱크, 전투기, 함정, 항공모함, 잠수함, 로켓 등은 대량살상이나 파괴가 가능한 첨단 무기에 포함된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마자 인류는 전쟁을 반성하기는커녕 극단적인 대결 국면을 이어갔다.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을 나뉘어 이른바 냉전(Cold war)가 시작된 것이다.
냉전 기간 동은 미국과 소련은 직접 대결은 회피하고 제3세계 국가에서 대리 전쟁을 벌였다. 1950년 한반도에서 시작된 전쟁이 포화는 1960년대부터 베트남, 중남미, 아프가니스탄, 이란, 이라크, 이집트, 이스라엘, 쿠웨이트, 시리아, 리비아 등으로 확산됐다.
전쟁은 단순히 정치적 혹은 외교적 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경제적 유인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 특히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은 국가자보다 군수업체가 주도하기 시작했다.
군수업체는 무기개발과 판매로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의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판매돼 사용하지 않은 무기 재고를 소진하고 개발된 신무기의 성능을 확인하려면 전쟁이 필요하다.
전쟁은 국가나 국민 모두에게 생존이 걸린 중차대한 이슈이므로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총력을 다해 이겨야 하는 이벤트에 속한다.
개별 무기의 가격이 적정한지, 무기의 파괴력이 구입 가격에 비해 합당한 수준인지, 투입하는 무기의 물양이 합리적인지, 품질이 떨어진 무기에 대한 손실 보상이 필요한지 등을 고민할 여지조차 없다.
군수업체의 입장에서는 일반 소비재상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업을 영위하기 좋은 시장 여건이 형성되는 셈이다. 선진국의 주요 대기업이 군수산업을 강화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국가정보기관의 이해 - 활동영역과 개혁과제 표지 by 민진규 [출처=엠아이앤뉴스]
◇ 2006년 7월 31일 작성한 칼럼 속개... 현대판 노예장사에 뛰어드는 군수업체와 커미션 즐기는 정치 지도자
제2차 세계 대전이 종전한 이후에도 지구상에 전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국가 간의 소규모 국지전부터 시작해 내란, 종족 분쟁, 테러 등 무력 충돌까지 대형 인명 손실이 발생하는 재난이 평화로운 삶을 위협한다.
대량 살상이 가능한 첨단 무기의 발달로 인명 손실의 규모도 커진다. 이런 분쟁의 배후에 무기 중개상이 있다. 아프리카 내전에도 선진 무기 수출국의 최첨단 무기가 동원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무기를 대규모로 수출하는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러시아, 중국 등 선진국이다. 무기를 제조하는 방위산업이 이들 국가의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산업일 정도다. 무기 소비자인 수입국은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 라틴아메리카의 분쟁지역 국가다.
최근 발생한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침공에 결사 항전하는 헤즈볼라(Hezbollah)가 사용한 무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최첨단 무기로 무장하고 있고 이에 대항하는 헤즈볼라 군대는 러시아제 무기를 시리아와 이란에서 공급받는다.
최정예로 알려진 이스라엘군이 이번 전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에 헤즈볼라는 레바논 국민과 아랍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게릴라전으로 한 치의 물러남도 없이 저항하고 있다.
지구상의 다수 지역에서 치열한 분쟁의 회오리가 멈추지 않으며 국제 시민단체와 기구는 분쟁을 초래하는 무기 수출에 제약을 가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의 군수산업은 무기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막대한 규모의 군수물자를 판매한 나라와 이들 나라가 구입한 내역은 다음과 같다.
① 파키스탄∶F-16 전투기 36대, 첨단 레이저 유도폭탄, 공대공 미사일 등 US$ 50억 달러
② 인도∶F-18 전투기, 상륙작전용 전투함인 트렌톤호
③ 사우디아라비아∶AH-64 아파치 헬기, 전투용 탱크 등 US$ 29억 달러
④ 쿠웨이트 등 친미 아랍국가∶ US$ 17억 달러 규모의 다양한 무기
⑤ 이스라엘∶JP-8 항공유 등 US$ 2억 달러
⑥ 대만∶F-16 C/D전투기 66대 등 US$ 31억 달러
⑦일본∶PAC-3 액수 미상
위의 내용은 주요 국가에 한정된 것으로 일부에 불과하다. 한국 정부의 F-16 전투기, 조기경보기 등의 구입도 미국의 방산업계에 훌륭한 수출 건이다. 무기 수입국은 자주국방의 기치 아래 무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일면 불가피한 면도 있다.
하지만 미국은 앙숙 관계인 국가에도 무기나 군사 장비를 판매함으로써 이들 국가 간에 군비경쟁을 부추기고 장기적으로 분쟁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파키스탄과 인도도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이후 끊임없이 분쟁을 이어온 적대적 국가다. 미국이 양국에 공격용 무기를 동시에 판매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중국의 비난과 저항을 부르고 이스라엘에 대한 전쟁물자 판매는 아랍국가의 분노를 초래했다. 아랍은 석유 자원화와 민족주의로 미국을 포함한 서구국가에 강렬하게 대항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헤즈볼라의 성공적인 항전도 실제 주변 아랍국가의 물자지원과 아랍 민족의 성원에 힘입은 바 크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점령지역인 서안지구(West Bank)에 팔레스타인의 무장 독립 투쟁을 이끌고 있다.
1980년대 이후 미국의 군수산업은 의회의 로비를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국가에 밀어내기식으로 첨단 및 재래식 무기를 판매해왔다.
쌍둥이 적자로 헤매고 있는 미국경제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항변도 있지만 단기적인 이윤에 매달리면서 미국의 확고한 국제적 위상이 도전받고 있다.
최근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Hugo Chavez) 대통령이 러시아 최신예 전투기 구매로 미국에 반기를 들고 있고 남미 국가가 반미구호로 똘똘 뭉치고 있다. 미국의 러디십이 앞마당인 중남미에서조차 도전받고 있는 셈이다.
무기 장사는 현대판 노예장사라고도 부른다.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아 이윤도 엄청나며 구입하고자 하는 수요도 많기 때문이다. 윤리적인 딜레마메 대한 부담감만 버린다면 양쪽에 똑같이 무기를 팔 수도 있다.
살상력이 뛰어난 무기를 위주로 판매하고 부상자 치료약까지 팔 수도 있다. 인명의 희생이 많고 재산의 파괴가 커질수록 장사는 호황을 누리며 양방이 대등한 싸움이 유지돼야 오래 끌게 된다. 자연스럽게 무기 소모도 많아져 돈벌이는 더욱 좋아진다.
무기는 원가가 공개되지 않으며 정상적인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소비자 가격이 없다는 것이 통설이다. 상황에 따라 혹은 구매자가 처한 위기 정도에 따라 대금 지급수단에 달라지므로 협상만 잘하면 이문을 더 많이 남길 수도 있다.
구매를 결정하는 사람도 소수의 정치인이나 군부 지도자이기 때문에 로비도 쉽고 거래 수수료인 커미션(commission) 지급도 편리하다. 당연하게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뇌물을 지급한 사실을 숨기기에도 용이하다.
선진국이 무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으며 상식적 수준의 윤리기준을 위배한 정치·외교 전략이 오랜 기간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 역사적 진리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 계속 -
노벨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 막대한 돈을 벌었지만 자신이 만든 발명품이 전쟁과 각종 인명살상에 연루된다는 사실을 괴로워했다.
특히 둘째형의 사망 소식을 들은 신문 기자가 착각하고 '죽임의 상인(merchant of death) 사망하다'라는 부고 기사를 내보낸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노벨상을 제정하겠다고 결심한 배경이다.
'죽음의 상인'은 무기, 술, 마약, 담배 등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특히 1930년대 1차 대전이 종전한 이후 군수업체가 무기 판매로 막대한 이익을 얻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일반인도 즐겨 사용하는 단어로 부상했다.
◇ 대규모 파괴적 전쟁을 통해서 막대한 이익을 얻는 군수업체... 품질·가격·윤리 등을 고민할 필요도 없어 편해
20세기가 시작하며 터진 제 1차 세계대전은 2000만 명에 달하는 사망자로 인류 역사장 가장 참혹한 전쟁이라고 평가받았다. 사망자 중 군인이 1000만 명으로 추산되며 민간인 사망자는 1000만 명으로 보이지만 2000만 명에 달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전쟁을 벌인 독일군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사망자 173만 명 △부상자 421만 명 △포로 115만 명 등 총 714만 명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 전쟁에 투입된 1300만 명 중 절반이 넘는 수치다.
하지만 1차 대전의 참화를 극복하기도 전에 벌어진 제 2차 세계대전은 공식적으로 5600만 명, 비공식적으로 7300만명의 군인과 민간인이 죽었다. 가장 많은 군인이 사망한 국가는 소비에트연방공화국(소련)으로 18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제 2차 세계대전의 희생자가 많았던 것은 무기의 위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제 1차 세계대전은 기관총과 독가스라는 신식 무기가 도입됐지만 참호전으로 전선이 일부 국가로 제한돼 있었다.
반면에 제 2차 세계대전은 참전국이 다수였을 뿐 아니라 전선이 넓어져 소련, 폴란드, 중국, 독일, 일본, 미국, 영국 등에서 수십만 혹은 수 천만 명의 군인과 민간인이 죽음을 피하지 못했다.
전쟁에 동원된 무기는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급격하게 진화를 거듭했다. 탱크, 전투기, 함정, 항공모함, 잠수함, 로켓 등은 대량살상이나 파괴가 가능한 첨단 무기에 포함된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마자 인류는 전쟁을 반성하기는커녕 극단적인 대결 국면을 이어갔다.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을 나뉘어 이른바 냉전(Cold war)가 시작된 것이다.
냉전 기간 동은 미국과 소련은 직접 대결은 회피하고 제3세계 국가에서 대리 전쟁을 벌였다. 1950년 한반도에서 시작된 전쟁이 포화는 1960년대부터 베트남, 중남미, 아프가니스탄, 이란, 이라크, 이집트, 이스라엘, 쿠웨이트, 시리아, 리비아 등으로 확산됐다.
전쟁은 단순히 정치적 혹은 외교적 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경제적 유인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 특히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은 국가자보다 군수업체가 주도하기 시작했다.
군수업체는 무기개발과 판매로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의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판매돼 사용하지 않은 무기 재고를 소진하고 개발된 신무기의 성능을 확인하려면 전쟁이 필요하다.
전쟁은 국가나 국민 모두에게 생존이 걸린 중차대한 이슈이므로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총력을 다해 이겨야 하는 이벤트에 속한다.
개별 무기의 가격이 적정한지, 무기의 파괴력이 구입 가격에 비해 합당한 수준인지, 투입하는 무기의 물양이 합리적인지, 품질이 떨어진 무기에 대한 손실 보상이 필요한지 등을 고민할 여지조차 없다.
군수업체의 입장에서는 일반 소비재상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업을 영위하기 좋은 시장 여건이 형성되는 셈이다. 선진국의 주요 대기업이 군수산업을 강화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국가정보기관의 이해 - 활동영역과 개혁과제 표지 by 민진규 [출처=엠아이앤뉴스]
◇ 2006년 7월 31일 작성한 칼럼 속개... 현대판 노예장사에 뛰어드는 군수업체와 커미션 즐기는 정치 지도자
제2차 세계 대전이 종전한 이후에도 지구상에 전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국가 간의 소규모 국지전부터 시작해 내란, 종족 분쟁, 테러 등 무력 충돌까지 대형 인명 손실이 발생하는 재난이 평화로운 삶을 위협한다.
대량 살상이 가능한 첨단 무기의 발달로 인명 손실의 규모도 커진다. 이런 분쟁의 배후에 무기 중개상이 있다. 아프리카 내전에도 선진 무기 수출국의 최첨단 무기가 동원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무기를 대규모로 수출하는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러시아, 중국 등 선진국이다. 무기를 제조하는 방위산업이 이들 국가의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산업일 정도다. 무기 소비자인 수입국은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 라틴아메리카의 분쟁지역 국가다.
최근 발생한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침공에 결사 항전하는 헤즈볼라(Hezbollah)가 사용한 무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최첨단 무기로 무장하고 있고 이에 대항하는 헤즈볼라 군대는 러시아제 무기를 시리아와 이란에서 공급받는다.
최정예로 알려진 이스라엘군이 이번 전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에 헤즈볼라는 레바논 국민과 아랍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게릴라전으로 한 치의 물러남도 없이 저항하고 있다.
지구상의 다수 지역에서 치열한 분쟁의 회오리가 멈추지 않으며 국제 시민단체와 기구는 분쟁을 초래하는 무기 수출에 제약을 가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의 군수산업은 무기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막대한 규모의 군수물자를 판매한 나라와 이들 나라가 구입한 내역은 다음과 같다.
① 파키스탄∶F-16 전투기 36대, 첨단 레이저 유도폭탄, 공대공 미사일 등 US$ 50억 달러
② 인도∶F-18 전투기, 상륙작전용 전투함인 트렌톤호
③ 사우디아라비아∶AH-64 아파치 헬기, 전투용 탱크 등 US$ 29억 달러
④ 쿠웨이트 등 친미 아랍국가∶ US$ 17억 달러 규모의 다양한 무기
⑤ 이스라엘∶JP-8 항공유 등 US$ 2억 달러
⑥ 대만∶F-16 C/D전투기 66대 등 US$ 31억 달러
⑦일본∶PAC-3 액수 미상
위의 내용은 주요 국가에 한정된 것으로 일부에 불과하다. 한국 정부의 F-16 전투기, 조기경보기 등의 구입도 미국의 방산업계에 훌륭한 수출 건이다. 무기 수입국은 자주국방의 기치 아래 무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일면 불가피한 면도 있다.
하지만 미국은 앙숙 관계인 국가에도 무기나 군사 장비를 판매함으로써 이들 국가 간에 군비경쟁을 부추기고 장기적으로 분쟁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파키스탄과 인도도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이후 끊임없이 분쟁을 이어온 적대적 국가다. 미국이 양국에 공격용 무기를 동시에 판매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중국의 비난과 저항을 부르고 이스라엘에 대한 전쟁물자 판매는 아랍국가의 분노를 초래했다. 아랍은 석유 자원화와 민족주의로 미국을 포함한 서구국가에 강렬하게 대항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헤즈볼라의 성공적인 항전도 실제 주변 아랍국가의 물자지원과 아랍 민족의 성원에 힘입은 바 크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점령지역인 서안지구(West Bank)에 팔레스타인의 무장 독립 투쟁을 이끌고 있다.
1980년대 이후 미국의 군수산업은 의회의 로비를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국가에 밀어내기식으로 첨단 및 재래식 무기를 판매해왔다.
쌍둥이 적자로 헤매고 있는 미국경제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항변도 있지만 단기적인 이윤에 매달리면서 미국의 확고한 국제적 위상이 도전받고 있다.
최근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Hugo Chavez) 대통령이 러시아 최신예 전투기 구매로 미국에 반기를 들고 있고 남미 국가가 반미구호로 똘똘 뭉치고 있다. 미국의 러디십이 앞마당인 중남미에서조차 도전받고 있는 셈이다.
무기 장사는 현대판 노예장사라고도 부른다.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아 이윤도 엄청나며 구입하고자 하는 수요도 많기 때문이다. 윤리적인 딜레마메 대한 부담감만 버린다면 양쪽에 똑같이 무기를 팔 수도 있다.
살상력이 뛰어난 무기를 위주로 판매하고 부상자 치료약까지 팔 수도 있다. 인명의 희생이 많고 재산의 파괴가 커질수록 장사는 호황을 누리며 양방이 대등한 싸움이 유지돼야 오래 끌게 된다. 자연스럽게 무기 소모도 많아져 돈벌이는 더욱 좋아진다.
무기는 원가가 공개되지 않으며 정상적인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소비자 가격이 없다는 것이 통설이다. 상황에 따라 혹은 구매자가 처한 위기 정도에 따라 대금 지급수단에 달라지므로 협상만 잘하면 이문을 더 많이 남길 수도 있다.
구매를 결정하는 사람도 소수의 정치인이나 군부 지도자이기 때문에 로비도 쉽고 거래 수수료인 커미션(commission) 지급도 편리하다. 당연하게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뇌물을 지급한 사실을 숨기기에도 용이하다.
선진국이 무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으며 상식적 수준의 윤리기준을 위배한 정치·외교 전략이 오랜 기간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 역사적 진리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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