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디아스포라] 08. 2세 교육과 거주민 결속력에 필요한 교민 단체... 차이나타운이 대표적 성공 사례로 부상
인도인의 높은 교육열과 신분 상승 욕망이 성공 비결... 2000년대 이후 해외 중국인 귀국이 ICT 산업 기반
민진규 대기자
2026-06-29
2023년 6월 외교부 산하에 재외동포청이 설립되었지만 존재감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국민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다.

해외에 거주하는 교민의 연합체인 한상네트워크를 통해 비지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 중 하나다. 또한 영구 귀국을 원하는 교포도 지원한다.

교포 2~3세인 청년의 국내 연수를 마련해 한민족의 뿌리를 찾도록 기회를 만들고 있다. 5000년 동안 단일민족으로 살아온 한민족이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며 정체성(identity)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재외동포청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교민단체의 연결체인 디아스포라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유대인, 중국인, 인도인 등이 구축한 디아스포라의 형성 역사와 발전에 대해 정리해보자.


▲ 중국인 대표적 디아스포라인 하카(Hakka) 집단 주거단지 이미지 [출처=위키피디아]


◇ 해외 거주민에게 교민 단체의 역할과 중요성 두드러져... 차이나타운이 대표적 성공 사례로 부상

해외로 이주한 중국인은 화교 단체를 구성해 결속력을 강화했다. 단순 친목 단체를 넘어 회원을 위해 학교, 병원, 사원, 공동묘지를 설립했다. 학교에서는 자녀들이 중국인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역사와 언어를 배울 기회를 제공했다.

새로운 이주자에게 정착에 필요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직업을 알선하는 것도 이들 단체의 중요한 임무였다. 현지 국가에서 교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정치적 영향력 행사, 사회활동도 전개했다.

해외 거주 화교 중 상인으로 구성된 대표적 집단은 하카(Hakka)다. 하카는 중국 북부 허베이(華北) 지방에서 전란을 피해 남부로 이동한 후 동남아시아로 이주해 경제적으로 큰 공동체(community)를 구축했다.

화교는 이민 초기부터 단체를 결성해 내·외부의 갈등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는 특징을 보였다. 무역은 항상 해적의 위험이 존재해 대응할 무장(武裝)이 필요했다.

무역선에 탑승하는 선원은 기본적으로 무기를 다룰 수 있었으며 군사 훈련을 거쳤다. 해적을 만나거나 교역 상대로부터 위협을 받을 때 대응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강력한 무장은 갈등을 해소하는 최선(最善)의 도구는 아니지만 차선책(次善策)으로 필요했다.

화교는 주로 차이나타운(china town)이라고 불리는 자신들만의 거주지(enclaves)에서 생활하는 것을 선호했다. 집단거주지는 현지인의 차별과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에 유리할 뿐 아니라 공동체의 결속력을 다지는 데도 도움이 된다.

중국인은 출신 지역을 중심으로 모이는 지역주의가 강한 편이다. 광대한 영토와 56개가 넘는 민족으로 구성된 국가로 통일된 구심점이 없기 때문이다.

기독교나 이슬람교와 달리 유교는 종교라기보다 생활윤리에 가까워 결속 도구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종교를 연대고리로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던 이유다.

인도인 디아스포라의 권익을 옹호하는 기관은 나탈인도국민회의(Matal Indian Congress)로 1894년 설립됐다. 비폭력 저항주의로 유명한 모한다스 간디(Mohandas Gandi)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만들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거주하던 인도인 대부분은 노동자 신분으로 이주했지만 사회적 차별로 고통받았다. 교육, 건강, 경제적 이익에 초점을 맞춰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했다. 흑인과 같은 다른 인종 단체와 연대해 백인 중심의 인종 차별 정책에 저항했다.

인도인은 패밀리 비즈니스의 바탕이 되는 부족주의 전통을 갖고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인도인이라는 정체성보다 출신 지역, 언어, 종교 등을 기반으로 동질감을 느낀다.

인도인 디아스포라는 거대한 공동체이지만 여전히 다양한 소수 공동체를 포용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미국에 있는 인도인 디아스포라는 종교와 신분에 따라 분열돼 있다.

신분제가 없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지만 인도에서 나뉘었던 신분에 따라 모임이 유지되는 실정이다. 신분이 다르면 결혼은 말할 것도 없고 식사마저 같은 테이블에서 즐기기 어렵다.

화교와 인도인의 해외 교민단체의 특성에 대해 설명했지만 유대인이나 한인도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편이다. 유대인은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돼 있어서 유대교라는 종교를 중심으로 결속한다.

반면에 해외 거주 한인은 언어와 민족을 내세우지만 지역 출신이나 직업에 따라 차별하는 편이다. 사농공상(士農工商)에 따른 직업의 구분과 서열은 외국에서도 여전히 작동한다.

해외 거주민은 현지인의 차별에 대응하고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교민단체를 결성한다. 교민단체는 개인보다 집단 대응을 위한 응집력을 높여주고 구성원의 네트워크를 강화해준다.

교민단체가 일정 규모 이상으로 커지면 현지에서 하나의 이익집단으로 부상하는 편이다. 미국의 사례를 보면 지역 정치인의 후원자로 활약하며 정책의 결정에 관여하기도 한다.

미국 이민의 역사가 긴 유럽인의 경우에는 교민단체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2세의 교육과 직업 선택에서도 조력하는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 한인 디아스포라-역사와 미래 표지 by 민진규 교수 [출처=엠아이앤뉴스]


◇ 인도인의 높은 교육열과 신분 상승 욕망이 성공 비결... 2000년대 이후 해외 중국인 귀국이 ICT 산업 기반

인도는 양극화가 극심하며 신분제인 카스트(Caste)로 직업 선택의 자유마저 충분하게 보장되지 않는다. 기원전 1000년경부터 신분제가 만들어졌으며 21세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낮은 신분제로 가난한 사람은 좋은 대학이나 학과에 진학해 전통적으로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변호사, 의사 등을 선호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정보기술(IT) 관련 학과를 졸업하면 좋은 직장과 높은 급여가 보장됐다.

인도 정부는 독립 이후 경제발전에 필요한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인도공과대(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 IIT)와 인도경영대(Indian Instutute of Management, IIM)를 설립했다.

인도공과대(IIT)는 가난한 사람이 자녀를 보내고 싶은 최고의 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중산층 이하의 사람들이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자녀를 공과대에 보내기 위해 목숨을 건다.

인도는 경제적으로 낙후되어 고소득이 보장되는 양질의 일자리가 많지 않아 공대 졸업자들은 자연스럽게 해외, 그것도 미국으로 눈을 돌린다.

일종의 두뇌유출(brain drain)로 국가 차원에서 엄청난 손실이지만 인도 내에서 이들이 실력을 발휘할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으로 이주한 인도인은 의사, 변호사, 소프트웨어 개발자, 전문 경영자 등의 직업을 선호해 명문대를 입학하려고 노력한다.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전문 자격증을 얻기 위해 공부한다.

1950년대 미국에 이주한 다수의 인도인이 브라만과 같은 상류 계급에 속하지만 2000년대 이후 이주한 IT 기술자는 하층 계급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먼저 정착한 상류 계급의 천대와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했다.

실리콘밸리 소재 ICT 기업에 근무하는 인도인은 신분에 따라 식사도 같은 테이블에서 하지 않을 정도로 차별이 심한 편이다. 하층 계급에 속한 개발자가 신분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실력뿐이다. 높은 교육열과 자기계발 노력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정부도 1980~90년대 개혁개방 정책을 도입한 해외로 유학을 보낸 인재가 귀국하지 않아 고심했다. 2000년대 이후 중국에서 ICT 창업 환경이 개선되고 경제가 호황을 누리면서 해외 유학생의 귀국이 증가했다.

2000년대 이후 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도 좋은 취업 기회를 찾지 못한 유학생이 고국으로 귀환했다. 이들을 하이구이(海归)라고 부르며 중국 정부도 적극 호응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중국제조 2025’정책을 도입한 2015년 이후 베이징, 선전, 상하이 등에서 벤처기업이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증가하며 중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중국제조 2025’는 2025년까지 첨단 의료기기, 바이오의약 기술 및 원료물질, 로봇, 통신장비, 첨단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엔지니어링, 전기자동차, 반도체 등 10개 하이테크 제조업에서 대표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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