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정보기관 활동] 39. 이란 전쟁에서 보여준 미국 행정부의 무능에 분노... 대통령부터 지휘부 모두 허둥대며 국가위기 자초해
드라마 선덕여왕으로 본 국가정보 교훈 활용해야... 무능하고 국가관 부족한 참모가 권력 장악하면 국가 패망해
민진규 대기자
2026-05-13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일 초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던 미국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전쟁의 수렁에 빠져 헤오나오지 못하고 있다.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초반부터 승기를 잡았지만 장기전에 필요한 지구력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은 2001년 알카에다를 후원했다며 전격 침공했지만 2021년 철수를 결정했다. 이라크 전쟁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막해한 희생을 겪은 후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미국은 2026년 2월28일 시작한 이란 전쟁에서도 2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다.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 수 없다며 완강하게 거부하고 미국 국내에서도 막대한 전비와 물가 상승으로 반전 여론이 거센 편이다.

이란 전쟁으로 얽힌 복잡한 상황속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의 모호한 정책 방향, 수뇌부의 갈등, 가족의 공무 개입 등으로 혼란을 키우고 있다. 세부적인 내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총리가 군 복무 중 찍은 사진 [출처=위키피디아]


◇ 이란 전쟁에서 보여준 미국 행정부의 무능에 분노... 대통령부터 지휘부 모두 허둥대며 국가위기 자초해

2025년 1월 출범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을 다시 위해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라는 구호를 외치며 관세전쟁을 시작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일본 등 전통적 우방국 뿐 아니라 모든 국가가 대상이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 자체가 명확한 목표나 방향도 정하지 않고 전쟁을 시작했다는 우려를 받고 있다. 전쟁을 결정할 당시에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와 협의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Mossad) 수장 출신으로 산전수전(山戰水戰)을 모두 겪은 베테렁이다. 부동산 사업과 방송 출연 경력이 전부인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할 수 있는 정치인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입장에서 보면 이란의 핵무장은 국가운명이 걸린 과제로 어떤 희생을 치르서라도 막아야 한다.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을 끌어들여 전쟁판을 키웠다고 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초 전투기 탑승자 구출 작전에서도 과도한 반응을 보이며 실무자들과 충돌했다고 한다. 전쟁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나 대책도 없이 시작했다는 증거나 너무 많아 우려스러울 지경이다.

둘째, 전쟁의 최고 실무자인 국방부장관과 육군장관, 해군장관 등이 갈등을 초래하며 인사권 전횡마저 일어났다. 국방부 장관인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는 2026년 4월2일 육군 참모총장인 랜디 조지(Randy Alan George)도 전격 경질했다.

해그세스 장관은 2026년 4월23일 해군성 존 팰란(John C. Phelan) 장관을 해임했다. 2025년 10월4일 존 해리슨(John Harrison) 해군 참모총장을 물러나게 만든 이후 해군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2025년 8월 국방부 국방정보국(DIA)의 수장인 제프리 크루즈(Jeffrey A. Kruse) 중장을 해임했다.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해그세스 장관은 육군 주방위군 출신으로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이후 폭스 뉴스에서 방송을 하던 인물이다. 보수적인 인사로 강한 논평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전쟁을 수행할 역량은 검증받지 못했다.

셋째,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아들, 딸 등 자녀들이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며 권력의 사유화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은 엽관제도(spoils system)가 인정되지만 가족이나 친족의 정치 관여에는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Jared Kushner)는 투자회사인 어피니티 파트너스의 최고경영자(CEO)로 정부에 공식 직함이 없는데도 주요 외교 무대를 누비고 있다.

쿠슈너는 2023년 10월부터 벌어진 이스라엘 가자 지구의 전쟁을 종식시킬 평화협상에도 관여하고 있다. 쿠슈너는 유대인으로 이스라엘과 이해관계가 밀접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팔레스타인으로부터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큰 아들의 약혼녀를 그리스 대사에 임명한 이후에도 가족정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2016년 정치를 시작하며 가족이 자신을 대리하게 만들며 족벌주의(nepotism) 논란이 초래됐다.

정치가보다 사업가에 잘 어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을 경영하는 방식으로 국가를 운영하면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은 자명하다. 미국이나 미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불행한 결말이 보인다.

넷째, 막대한 전비와 무기재고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면 중국의 대만침공과 같은 국지전을 유도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졌다.

중국은 2027년 무력으로라도 대만을 통일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과의 2개월에 불과한 단기 전쟁에서조차도 무기 재고가 부족한 상황에 처하며 허점을 노출했다.

잠수함이나 함정에서 발사하는 장거리 미사일의 재고도 부족한 상황이지만 특히 대공미사일은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도 어렵다.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무장 능력의 빈틈을 노리고 있다.

중국도 로켓군이나 해군 등 인민해방군의 부정부패와 부실이 심한 상황이라 전쟁을 곧바로 실행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시진핑 당서기도 자체 상황은 잘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아무리 국지전이라고 해도 대만 전쟁에 일본이나 미국이 참전하면 동아시아 전체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말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한국과 북한이 포함된 한반도도 대만 전쟁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다섯째, 공화당이나 민주당 소속 의원의 전쟁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고 언론도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 논평할 실력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미국은 징병제가 아니라 모병제 국가이므로 대다수 정치인은 군 경험이 없다. 군대에서 복무해보지 않은 정치인이 군사작전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해그세스 장관도 짧은 군대 경험을 바탕으로 이란 전쟁을 지휘하고 있지만 국내외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전투 경험이 전혀 없는 정치인이 효과적인 전략이나 전술을 내놓을 가능성도 낮다.

정부의 정책이나 잘못된 인사정책을 감시해야 할 언론도 전쟁 전문가를 충분하게 확보하기 어렵다. 베트남 전쟁을 종식시킨 계기도 언론보도에서 출발했다.

민간에도 다양한 전문가가 있으므로 이를 잘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 공무원이나 군인만이 전쟁에 대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쟁은 미국 정부의 무능과 무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계기를 제공했다고 봐야 한다. 문제점을 잘 파악해 대응하면 위기극복을 위한 계기를 찾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불행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 국가정보기관의 이해 - 활동영역과 개혁과제 표지 by 민진규 [출처=엠아이앤뉴스]

◇ 2009년 12월 31일 작성한 칼럼 소개... 드라마 선덕여왕으로 본 국가정보 교훈

2009년 마지막 날 새벽에 잠이 오지 않아 컴퓨터에 앉아 몇 자 적게 된다. 평소에 TV를 보지 않아 무슨 프로가 방영되는지 모르는데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고 해서 한꺼번에 몰아서 시청했다.

미실과 선덕여왕, 김유신, 비담 등의 역할을 맡은 탤런트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드라마 줄거리도 재미있었다. 드라마 주몽 이후 간만에 재미가 있는 드라마를 본다.

드라마를 보면서 나의 주목을 끈 사람이 3명이다. 미실과 정치싸움에서 패해 은둔 거사로 국가의 미래를 대비하다 제자의 손에 죽은 문노, 선덕여왕의 연인으로 비극적 최후를 맞이한 비담, 상인으로 정치적 야망을 충족하려고 반란을 일으킨 염종이다.

이들 3인의 연기를 통해 국가정보전략이 어떻게 수립돼야 하고 국가정보기관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면 국가가 어떤 위기에 봉착하는지 여실히 파악할 수 있었다.

먼저 문노는 미실과 정치싸움에 패하자 속세를 떠나 국가의 대업인 ‘삼한일통(三韓一統)’을 이루는 초석을 준비한다. 국가의 재정적인 도움이나 행정 편의 없이 스스로 장사꾼인 염종을 통해서 백제와 신라의 정세를 파악했을 뿐만 아니라 지리를 조사해 ‘삼한지세(三韓地勢)’라는 지도책을 완성했다.

아무도 자신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았지만 언젠가 이뤄야 할 국가적 대업을 준비한 것이다. 은둔하고 있었지만 국가를 위해 자신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때 홀연히 나타나 위정자에게 국내 정치싸움으로 잊혀버린 장기적인 국가정책 목표를 일깨워준다.

하지만 문노는 국정 일선을 떠나 방관자가 된 국가 인재가 할 수 있는 한계를 보여줬다. 국시(國是)를 이루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지도의 주인을 찾는 과정은 교만하기까지 하다.

자신만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고 적임자를 판단할 능력을 갖췄다고 생각하면서도 정(情)에 이끌려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인다.

수십 년간 준비한 책의 주인이 비담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김유신이라고 마음을 돌린다. 이를 알아차린 비담은 배신감에 치를 떨게 되고 결국 책을 약탈하기 위해 스승을 죽이는 패륜을 저지른다.

문노는 국가를 구한다는 거창한 꿈을 세우고 치밀하게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가장 가까운 사람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하는 우(愚)를 범했다. 이 마지막 한 수의 패착이 결국 자신을 허망한 죽음으로 이끌게 된다.

다음 비담은 미실의 버려진 아들로 문노의 제자로 받아들여졌지만 자신의 신분과 야망이 드러나면서부터 인생이 복잡하게 꼬인다. 결국 반란의 주모자로 죽음을 맞이했다.

비담과 선덕여왕의 비극적인 사랑에 대해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고 비담의 운명을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비담은 선덕여왕의 신뢰를 바탕으로 사량부라고 하는 기관의 수장이 되지만 사리사욕을 추구한다.

사량부는 해외 및 국내정보 수집과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현재의 국정원과 감사원의 기능을 통합해 수행하는 막강한 권력기관이었다. 그런데 비담은 이러한 막중한 국가 임무를 수행하며 사적인 이익을 우선했다.

국정을 농단한 미실 세력을 감시하고 통제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지만 오히려 이들 세력이 은밀히 힘을 키우고 반란을 준비하는 것을 방임한다.

또한 비담은 자신의 야욕을 펼치기 위해 국내 정치싸움에 몰두하면서 주변국의 정세를 파악해야 하는 임무를 소홀하게 대했다.

그뿐만 아니라 국가 안위의 교두보가 돼야 할 주요 군사 지휘관을 정적으로 여겨 숙청하기 위한 책략을 세우는데 몰두한다. 비담의 결정적인 흠결은 백제의 침략으로 국가가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에 봉착했을 때 나타난다.

국가위기를 해결할 능력도 없으면서 오히려 이를 자기 세력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왕과 권력을 흥정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연출한다. 정보를 다루고 사정 기능을 수행하는 권력기관의 기관장이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드라마에서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비열한 인간으로 묘사되는 염종은 자신이 모셔야 하는 주군을 잘못 선택한 결과로 인생의 마지막에 무리수를 두다가 허무하게 죽는다.

초기 염종은 해외무역을 영위하면서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지형과 물정을 문노에게 제공해 최소한 국가이익의 창달에 기여하겠다는 자세를 보인다. 이때만 하더라도 시청자들은 이익만 추구하는 장사꾼이 그래도 국가관과 애국심은 남아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불법적인 노름판을 비밀리에 운영하면서 권력자와 연계를 맺는 과정에서 무능하고 위선적인 국가 핵심 권력자들의 진면목을 보게 된다. 또한 비담과 사적인 관계를 맺게 되자 권력에 대한 자신의 야망을 드러낸다.

돈으로 권력을 사고 싶었던 염종은 자신이 이룬 부를 바탕으로 민간뿐만 아니라 정부 요로에 심어둔 내부 첩자를 통해 정보를 수집한다. 실제 이 정보는 비담이 사량부령으로 임무를 수행하면서 자기 세력을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사적인 정보에 의존함으로써 국가의 전체적인 흐름과 대외 정세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또한 방대한 정보망에 의존한 지나친 자신감은 반란으로 이어진다.

현대에서도 정보를 다루는 사람이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정보를 지나치게 신뢰해서 갖는 자만심이다.

막장 드라마가 판치는 세태 속에서 현대 정치나 권력투쟁, 인재를 파악하고 등용하는 방법, 국가경영의 명분, 권력다툼 속에서도 잊지 않아야 할 대의 등 요즘 사람들이 반드시 배웠으면 하는 내용이 많았다.

특히 ‘사람을 얻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사람을 버리는 데는 더 큰 고민을 하고 최후까지 믿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대사에서는 할 말을 잃었다.

권모술수(權謀術數)와 이기적인 처세술이 세상을 잘 사는 나침반인 양 떠들고 행동하는 소인배들이 기억해야 할 많은 교훈을 남겨준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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