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윤석열 전 대통령 공약평가] 04. 경제·산업 공약 12개 모두 경제활성화 목표... 규제개혁 추진해야 하는 공약이 절반으로 가장 많아
달성 가능성·측정 가능성 下로 평가해 낙제점... 공약의 적절성·운영성 평가할 의미조차 없어 참담한 심정
민진규 대기자
2025-05-21
21대 대통령 선거 유세를 공식적으로 시작한지 1주일이 흘렀지만 선거 분위기는 오히려 가라앉고 있다. 서울특별시 시내를 돌아다녀보면 유세 차량조차 보기 힘들다.

선거 유세가 가열되지 않은 이유는 초반임에도 판세가 이미 기울어졌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실제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령과 탄핵사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른 군소 후보인 이준석, 권영국, 구주와, 황교안, 송진우 등도 존재감이 미약하기는 마찬가지다. TV 토론회를 시작했지만 국민의힘 소속인 김문수 후보가 상황을 역전시킬 가능성은 높지 않다.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위해 윤석열이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했다.


▲ 제 20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 관련 선거 공약 분석 [출처=iNIS]

◇ 경제·산업 공약 12개 모두 경제활성화 목표... 규제개혁 추진해야 하는 공약이 절반으로 가장 많아

윤석열정부가 내세운 110대 공약은 정치행정 23개, 경제산업 24개, 사회복지 35개, 문화교육 15개, 과학기술 13개 등으로 구성됐다. 경제산업 공약 중 12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소상공인과 민간경제 활성화와 관련된 공약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완전한 회복과 새로운 도약 △민간주도 성장을 뒷받침하는 재정 정상화 및 지속가능성 확보 △대출규제 정상화 등 주택금융제도 개선 등으로 3개에 불과했다.

다음으로 규제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공약은 △규제시스템 혁신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세제 지원 강화 △거시경제 안정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 강화 △공정한 경쟁을 통한 시장경제 활성화
△중소기업 정책을 민간주도 혁신성장 관점에서 재설계 △자본시장 혁신과 투자자 신뢰 제고로 모험자본 활성화 등 6개로 가장 많다.

마지막으로 기타 경제 관련 공약은 △금융소비자 보호 및 권익향상 △식량주권 확보와 농가 경영안정 강화 △풍요로운 어촌, 활기찬 해양 등 3개로 단출했다.

◇ 달성 가능성·측정 가능성 下로 평가해 낙제점... 공약의 적절성·운영성 평가할 의미조차 없어

윤석열 정부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달성 가능성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완전한 회복과 새로운 도약 △민간주도 성장을 뒷받침하는 재정 정상화 및 지속가능성 확보 △대출규제 정상화 등 주택금융제도 개선 △규제시스템 혁신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세제 지원 강화 △거시경제 안정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 강화 △공정한 경쟁을 통한 시장경제 활성화 등을 적용해 평가했다.

코로나19는 대기업보다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큰 피해를 입혔지만 국가 차원에서 지원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윤석열정부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한 재난지원금 등의 지급에 인색했다.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했지만 국가부채는 오히려 증가했다.

재정 정상화와 지속가능성 확보도 구호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윤석열정부 3년 동안 국가부채는 300조 원 이상 늘어났다. 그렇다고 재정확대로 내수경제가 살아났거나 기업의 실적호전을 일자리가 늘어난 것도 아니다.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대출규제 정상화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대출은 상환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배정돼야 하므로 무분별하게 대출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025년 1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은 1929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부채와 자영업자, 중소기업의 부채가 경제의 복병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됐다.

규제시스템 혁신은 혁신을 추진했다고 하는 구체적인 정책을 찾아보기 어렵다. 역동적 혁신성장도 어떤 정책을 통해 추진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고 실적도 없다.

거시경제 안정과 리스크 관리도 공염불에 그쳤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된 이후 거시경제는 살아나지 못했으며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 틈바구니 속에서 리스크를 잘 관리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디.

보수 정부가 꾸준하게 주장하는 시장경제의 활성화도 내수경제 침체라는 결과를 두고보면 실패한 셈이다. 자영업자의 몰락은 일자리 창출 실패와 소득 양극화가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적절성은 각종 공약이 경제를 살리기 위한 최적의 수단인지 평가하는 지표다. 나름 2022년 5월 경제상황에 적절한 공약이라고 추진했지만 성과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측정 가능성은 △중소기업 정책을 민간주도 혁신성장 관점에서 재설계 △자본시장 혁신과 투자자 신뢰 제고로 모험자본 활성화 △금융소비자 보호 및 권익향상 △식량주권 확보와 농가 경영안정 강화 △풍요로운 어촌, 활기찬 해양 등을 분석했다.

공약에 포함된 재설계, 활성화, 향상, 강화, 풍요, 활기찬 등의 용어는 명확하지 않아 완료 여부나 노력에 대해 평파하기가 어렵다. 이런 측면에서 측정 가능성은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중소기업 정책의 재설계는 보수정부가 대기업 우선의 정책을 펼쳤다는 비판을 받가 내놓은 정책 중 하나다. 법인세 인하와 연구개발 지원정책은 대기업에게 유리하며 중소기업에는 혜택이 거의 없었다.

모험자본은 성공 확률이 낮지만 파급효과가 큰 기술에 투자하는 자본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대출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대주주가 투자금 상환을 책임지거나 높은 이자를 물리는 투자가 대부분이다.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려면 합리적인 수준의 이자율을 적용하거나 은행의 과도한 마진을 규제해야 하는데 윤석열정부 동안 이러한 정책이 집행된 적이 없다.

식량주권은 주요 곡물의 자급자족을 통해 달성되지만 자급률이 높아지거나 식량주권을 확립한 것도 아니다. 농가의 경영이 안정시키려면 농산물 가격 안정과 쌀 수매 정책부터 수정했어야 했다.

어촌을 살리고 해양을 활기차게 만들기 위해서는 농촌처럼 다양한 정책을 적용했어야 했다. 어촌도 고령화와 연안어업의 침체로 소멸 위험에 빠진지 오래다. 윤석열정부 들어서 어촌이 살아낫다는 지표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운영성은 공문원이나 주요 정치인이 공약을 추진할 역량을 보유했는지로 판단하며 낙제점으로 평가했다. 정치인으로 임명한 주요 부처 장관 중에서 정책 수행능력이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사람은 없었다.

경제부총리도 편향적인 시각을 갖고 구호만 외치다 임기를 끝냈다. 경제 살리기와 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으며 변명으로 일관했다.

합리성은 공약이 경제를 살리는데 도움이 되는지 여부로 평가한다. 나름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재정정상화, 주택금융제도 개선, 규제시스템 혁신, 거시경제 안정, 시장경제 활성화 등은 좋은 공약이다.

문제는 공약의 이행방법이 명확하지 않았으며 3년 동안 성과도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달성 가능성과 측정 가능성에서 낙제점을 받았기 때문에 공약 자체가 합리성을 확보했는지 평가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종합적으로 윤석열정부의 경제산업 공약 12개는 낙제점인 하(下)로 평가됐다. 코로나19로 추락한 경제를 살리고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정권을 잡았지만 실제 이행할 방안도 찾지 못했다.

경제와 안보만큼은 진보정부에 비해 보수정부가 잘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었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못했다. 특히 적절성과 운영성에서도 우호적인 평가를 받지 못해 참담한 심정이 들었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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