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업문화 대전환] 58. AI시대 돌입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 초호황 구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모두 장기전략 수립해야 생존 가능
미래의 경쟁자를 대비하라... 일본 기업을 이기고 방심하는 사이에 중국 기업의 도전받아
일본 언론은 1970년대 말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을 '아시아의 4소용(四小龍)'으로 지칭했다. 1867년 메이지유신(明治維新)으로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과 달리 이들 국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식 자본주의를 도입해 급성장했다.
하지만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로 4마리 용은 큰 위기에 봉착했다. 지나치게 아시아적 가치를 추구하며 시장경제의 본질을 놓쳤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마저 경험했다.
2000년대 들어 정보통신기술(ICT)의 급격한 도입과 정보화 사회의 진전은 컴퓨터와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한국과 대만에 큰 성장 기회를 제공했다.
컴퓨터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할 것이라는 믿음을 안고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며 반도체 관련 기업의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태동과 성장 과정을 살펴보자.
▲ 삼성전자와 소니가 합작해 설립한 S-LCD 양산 출하 사진 [출처=삼성전자]
◇ AI시대 돌입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 초호황 구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모두 장기전략 수립해야 생존 가능
반도체(semiconductor)는 상온에서 전기 전도율이 금, 구리와 같은 도체와 애자, 유리와 같은 부도체의 중간 정보인 물질이다. 1947년 미국 벨연구소가 전류의 크기를 조절하는 트랜지스터(transistor)를 개발하며 반도체의 역사가 시작됐다.
1958년 미국 반도체 회사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집적회로(integrated circuit)를 개발했다. 회로 전체를 반도체 웨이퍼로 구현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이 반도체 산업을 개척한 이후 한국은 1974년 한국반도체주식회사가 설립되며 역사가 시작됐다.
삼성은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1978년 삼성반도체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병철 전 회장은 경기도 기흥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며 미래 산업에 발을 내디뎠다. 현대그룹도 반도체 사업에 진입했지만 두각들 드러내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1992년 세계 최초로 64M D램 개발에 성공했다. 반면에 LG반도체와 현대전자는 추격자의 신세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터지며 LG반도체는 현대전자에 흡수됐다.
현대그룹이 어려워지며 독자생존을 위한 방안을 찾던 하이닉스는 2012년 SK그룹에 인수됐다. SK하이닉스는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며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022년 미국 오픈AI(OpenAI)가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이며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초호황 시대를 맞이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특징을 몇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반도체 산업의 중심은 미국에서 시작해 일본, 한국, 대만을 거쳐 중국으로 전이되고 있다. 미국이 과감한 연구개발을 통해 설계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만 후발국인 일본, 한국, 대만, 중국과 격차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일본은 반도체 생산장비, 검사장비, 원재료 등에서 강점을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 대만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만의 TSMC가 일본에 제조공장을 설립했을 정도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강점을 보이며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 각종 산업에서 반도체 수요 폭증 등으로 메모리 공급 부족사태가 이어지는 중이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중국제조 2025'가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에 필적할 정도의 첨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며 선도국가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둘째,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비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컴퓨터 저장장치에 활용되는 반면에 스마트폰이나 각종 모바일 기기에는 비메모리 반도체가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메모리 반도체의 비중인 높은 편이라 시장 변화를 적절하게 대응하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AI에 필요한 반도체가 그래픽처리정치(GPU)에서 CPU·엣지칩 등으로 변하고 있다.
미국의 인텔(Intel)은 삼성전자와 달리 비메모리칩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고 있어 경영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중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인 엔비디아(Nvidia)는 GPU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셋째,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설비를 확보한 기업보다 설계를 중심으로 하는 팹리스(fabless)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생산은 대만의 TSMC와 같은 파운드리에 위탁하고 칩의 설계와 개발, 판매에 집중한다.
과거에는 생산 과정에서 가치를 창출했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설계와 판매과정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대만 컴퓨터 제조업체인 에이서(Acer)의 창업자인 스탠 셰(Stean Shinh)가 1992년 스마일 커브(Smile Curve)라는 이론을 제시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수많은 팹리스가 이러한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다. 구글(Goog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아마존(Amazon), 테슬라(Tesla) 등 모든 기업이 반도체 설계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넷째, 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어떤 기업도 장기간 생존을 보장받기 어려워졌다. 일본의 도시바, 소니 등 다수의 반도체 기업이 변화에 보조를 맞추지 못해 망했다. 정부 차원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효과를 얻지 못했다.
중국도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화웨이, 샤오미 등의 기업을 키워냈다. 특히 화웨이는 미중 무역전쟁의 파고를 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특허 출원에서 인텔이나 한국 반도체 기업을 추월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아니다. 한국은 중국이나 미국과 달리 명확한 수요처를 확보한 것도 아니고 국가 차원의 지원도 부족해 스스로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 미국 'CES-2026;에 참가한 SK하이닉스 부스 전경 [출처=홈페이지]
◇ 미래의 경쟁자를 대비하라... 일본 기업을 이기고 방심하는 사이에 중국 기업의 도전받아
1990년대 초반까지 자체적인 기술력이나 경영 노하우가 없던 한국의 대기업은 외국 기업을 베끼기에 열중했다. 삼성잔자도 이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반도체 사업을 시작하면서 설계기술은 미국으로부터, 공정기술은 일본으로부터 도입했다.
일본 경쟁사는 그룹 내부의 장비를 사용해야 하는 선택에 제한이 있었지만 삼성전자는 그런 제약 없이 여러 업체로부터 검증된 최고의 장비와 기술을 도입할 수 있었다. 일본 도시바로부터 한물간 기술을 도입했지만 뛰어난 운영능력으로 일본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초토화시켰다.
요즘 잘나가는 현대자동차도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로부터 기술을 도입했지만, 정작 미쓰비시는 경영난으로 허덕이고 있다. 전문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본 기업은 사업을 통합(integration)하는 능력이 뛰어난 데 반해 한국 기업은 운영(operation)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운영 능력은 기술 격차보다 따라잡히기 쉬워 삼성전자나 한국 기업의 장점이 오래가기는 어렵다.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극한의 원가절감과 품질혁신으로 일군 제조능력이다. 제조설비가 아니라 저가의 우수인력이 운영 경쟁력이다.
미래 경쟁자는 양질의 저가 인력을 공급할 수 있고 빠르게 제조기술을 습득하고 있는 대만,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국가의 제조기업이 된다.
삼성전자가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샤프 등의 일본 기업이 차지하고 있던 해외 가전시장을 장악했듯이 머지 않아 중국과 인도의 기업이 삼성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중국 기업은 중국 본토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등 화교경제권이라는 거대한 공동시장을 갖고 있어 삼성전자가 확보하지 못한 마켓파워(market power)를 행사한다.
삼성전자가 선진국 기업과 기술격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에서 제품혁신에 성공하지 못한다면면 운영혁신을 한 중국 기업에게 추월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의 전자업계도 일본을 열심히 배운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한국 기업에게 덜미를 잡혔지만 아직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와는 달리 기초기술과 부품기술력을 확보한 일본 기업이 반격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소니가 북미 시장에서 가격인하를 무기로 삼성전자에 반격을 가하고 있고, 파나소닉, 샤프 등 일본 업체도 삼성전자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제조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기술격차를 줄이기보다는 브랜 드마케팅에 주력하는 사이 경쟁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삼성전자의 장점인 운영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경제는 불연속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아무리 뛰어난 연구소라 해도 예측한 대로 되지 않는다. 삼성전자도 잠재적인 경쟁자를 평가해 대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죽도록 노력해 소니와 샤프 등 일본 가전업체를 따돌리고 한숨을 돌리는 사이 예상치 못한 애플, 구글과 같은 기업이 강력한 경쟁자로 돌변해 스마트폰과 스마트 시장을 장악해버렸다.
현재의 경쟁자보다 어디선가 힘을 키우고 있을 미래의 경쟁자를 두려워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글로벌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시장 진입자에 대한 정보를 수립해야 한다. 글로벌 정보경영전략(GIMS)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다.
- 계속 -
하지만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로 4마리 용은 큰 위기에 봉착했다. 지나치게 아시아적 가치를 추구하며 시장경제의 본질을 놓쳤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마저 경험했다.
2000년대 들어 정보통신기술(ICT)의 급격한 도입과 정보화 사회의 진전은 컴퓨터와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한국과 대만에 큰 성장 기회를 제공했다.
컴퓨터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할 것이라는 믿음을 안고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며 반도체 관련 기업의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태동과 성장 과정을 살펴보자.
▲ 삼성전자와 소니가 합작해 설립한 S-LCD 양산 출하 사진 [출처=삼성전자]
◇ AI시대 돌입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 초호황 구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모두 장기전략 수립해야 생존 가능
반도체(semiconductor)는 상온에서 전기 전도율이 금, 구리와 같은 도체와 애자, 유리와 같은 부도체의 중간 정보인 물질이다. 1947년 미국 벨연구소가 전류의 크기를 조절하는 트랜지스터(transistor)를 개발하며 반도체의 역사가 시작됐다.
1958년 미국 반도체 회사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집적회로(integrated circuit)를 개발했다. 회로 전체를 반도체 웨이퍼로 구현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이 반도체 산업을 개척한 이후 한국은 1974년 한국반도체주식회사가 설립되며 역사가 시작됐다.
삼성은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1978년 삼성반도체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병철 전 회장은 경기도 기흥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며 미래 산업에 발을 내디뎠다. 현대그룹도 반도체 사업에 진입했지만 두각들 드러내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1992년 세계 최초로 64M D램 개발에 성공했다. 반면에 LG반도체와 현대전자는 추격자의 신세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터지며 LG반도체는 현대전자에 흡수됐다.
현대그룹이 어려워지며 독자생존을 위한 방안을 찾던 하이닉스는 2012년 SK그룹에 인수됐다. SK하이닉스는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며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022년 미국 오픈AI(OpenAI)가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이며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초호황 시대를 맞이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특징을 몇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반도체 산업의 중심은 미국에서 시작해 일본, 한국, 대만을 거쳐 중국으로 전이되고 있다. 미국이 과감한 연구개발을 통해 설계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만 후발국인 일본, 한국, 대만, 중국과 격차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일본은 반도체 생산장비, 검사장비, 원재료 등에서 강점을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 대만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만의 TSMC가 일본에 제조공장을 설립했을 정도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강점을 보이며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 각종 산업에서 반도체 수요 폭증 등으로 메모리 공급 부족사태가 이어지는 중이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중국제조 2025'가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에 필적할 정도의 첨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며 선도국가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둘째,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비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컴퓨터 저장장치에 활용되는 반면에 스마트폰이나 각종 모바일 기기에는 비메모리 반도체가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메모리 반도체의 비중인 높은 편이라 시장 변화를 적절하게 대응하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AI에 필요한 반도체가 그래픽처리정치(GPU)에서 CPU·엣지칩 등으로 변하고 있다.
미국의 인텔(Intel)은 삼성전자와 달리 비메모리칩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고 있어 경영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중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인 엔비디아(Nvidia)는 GPU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셋째,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설비를 확보한 기업보다 설계를 중심으로 하는 팹리스(fabless)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생산은 대만의 TSMC와 같은 파운드리에 위탁하고 칩의 설계와 개발, 판매에 집중한다.
과거에는 생산 과정에서 가치를 창출했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설계와 판매과정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대만 컴퓨터 제조업체인 에이서(Acer)의 창업자인 스탠 셰(Stean Shinh)가 1992년 스마일 커브(Smile Curve)라는 이론을 제시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수많은 팹리스가 이러한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다. 구글(Goog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아마존(Amazon), 테슬라(Tesla) 등 모든 기업이 반도체 설계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넷째, 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어떤 기업도 장기간 생존을 보장받기 어려워졌다. 일본의 도시바, 소니 등 다수의 반도체 기업이 변화에 보조를 맞추지 못해 망했다. 정부 차원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효과를 얻지 못했다.
중국도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화웨이, 샤오미 등의 기업을 키워냈다. 특히 화웨이는 미중 무역전쟁의 파고를 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특허 출원에서 인텔이나 한국 반도체 기업을 추월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아니다. 한국은 중국이나 미국과 달리 명확한 수요처를 확보한 것도 아니고 국가 차원의 지원도 부족해 스스로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 미국 'CES-2026;에 참가한 SK하이닉스 부스 전경 [출처=홈페이지]
◇ 미래의 경쟁자를 대비하라... 일본 기업을 이기고 방심하는 사이에 중국 기업의 도전받아
1990년대 초반까지 자체적인 기술력이나 경영 노하우가 없던 한국의 대기업은 외국 기업을 베끼기에 열중했다. 삼성잔자도 이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반도체 사업을 시작하면서 설계기술은 미국으로부터, 공정기술은 일본으로부터 도입했다.
일본 경쟁사는 그룹 내부의 장비를 사용해야 하는 선택에 제한이 있었지만 삼성전자는 그런 제약 없이 여러 업체로부터 검증된 최고의 장비와 기술을 도입할 수 있었다. 일본 도시바로부터 한물간 기술을 도입했지만 뛰어난 운영능력으로 일본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초토화시켰다.
요즘 잘나가는 현대자동차도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로부터 기술을 도입했지만, 정작 미쓰비시는 경영난으로 허덕이고 있다. 전문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본 기업은 사업을 통합(integration)하는 능력이 뛰어난 데 반해 한국 기업은 운영(operation)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운영 능력은 기술 격차보다 따라잡히기 쉬워 삼성전자나 한국 기업의 장점이 오래가기는 어렵다.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극한의 원가절감과 품질혁신으로 일군 제조능력이다. 제조설비가 아니라 저가의 우수인력이 운영 경쟁력이다.
미래 경쟁자는 양질의 저가 인력을 공급할 수 있고 빠르게 제조기술을 습득하고 있는 대만,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국가의 제조기업이 된다.
삼성전자가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샤프 등의 일본 기업이 차지하고 있던 해외 가전시장을 장악했듯이 머지 않아 중국과 인도의 기업이 삼성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중국 기업은 중국 본토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등 화교경제권이라는 거대한 공동시장을 갖고 있어 삼성전자가 확보하지 못한 마켓파워(market power)를 행사한다.
삼성전자가 선진국 기업과 기술격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에서 제품혁신에 성공하지 못한다면면 운영혁신을 한 중국 기업에게 추월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의 전자업계도 일본을 열심히 배운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한국 기업에게 덜미를 잡혔지만 아직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와는 달리 기초기술과 부품기술력을 확보한 일본 기업이 반격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소니가 북미 시장에서 가격인하를 무기로 삼성전자에 반격을 가하고 있고, 파나소닉, 샤프 등 일본 업체도 삼성전자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제조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기술격차를 줄이기보다는 브랜 드마케팅에 주력하는 사이 경쟁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삼성전자의 장점인 운영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경제는 불연속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아무리 뛰어난 연구소라 해도 예측한 대로 되지 않는다. 삼성전자도 잠재적인 경쟁자를 평가해 대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죽도록 노력해 소니와 샤프 등 일본 가전업체를 따돌리고 한숨을 돌리는 사이 예상치 못한 애플, 구글과 같은 기업이 강력한 경쟁자로 돌변해 스마트폰과 스마트 시장을 장악해버렸다.
현재의 경쟁자보다 어디선가 힘을 키우고 있을 미래의 경쟁자를 두려워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글로벌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시장 진입자에 대한 정보를 수립해야 한다. 글로벌 정보경영전략(GIMS)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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