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정보기관 활동] 12. 일본의 대북 금수조치 품목과 실효성... 북한 지도부는 반일을 외치며 정작 일본제 사치품 선호
1993년 NPT 탈퇴 이후 경제제재 받아... 위반사실 공개해 '가십거리' 제공하면 데븍장첵 신뢰성 추락해
민진규 대기자
2025-12-01 오후 11:58:01
2025년 11월30일 북한중앙통신은 동월 28일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과 딸 김주애의 동향에 대해 보도했다.

국내 언론은 행사 내용보다는 김정은과 김주애가 입은 옷과 김주애의 선글라스에 관심을 보였다. 북한 정권은 김정은의 아버지인 김정일부터 서양의 고급 사치재를 선호했다.

주민은 경제난으로 일상생활에서조차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지도자의 호화생활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북한의 사치품 구입 내역과 문제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1993년 NPT 탈퇴 이후 경제제재 받아... 위반사실 공개해 '가십거리' 제공하면 데븍장첵 신뢰성 추락해

북한은 1970년대 초반 컬러 TV를 개발해 보급하는 등 경제발전에 나름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1차 및 2차 오일쇼크 등을 겪으면서 경제는 침체됐다.

특히 1993년 핵무기 개발 정황이 드러나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았다. 정권 수뇌부와 핵심 당원들에게 공급하는 사치품과 일상용품의 수입을 금지당했다.

2013년 3월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 직후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개결의 2094호'에 따라 고급 승용차 등 사치품의 대북 반인이 금지됐다.

2017년 1월 UN은 '대북제재결의 2397호'로 운송 수단의 북한 수출을 모두 허용하지 않았다. 운송 수단은 자동차를 의미한다. 하지만 대외적으로 공개된 선전 영상은 제재조치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몇가지 사례를 들어 보자. 2024년 3월 김정은 평안남도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건설 현장에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제조한 렉서스(Lexus)와 미국 포드(Ford) 차량을 타고 도착했다.

2024년 7월28일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의 수해현장을 시찰한 김정은 렉서스 LX로 추정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나타났다.

일본 경찰은 2023년 12월 북한에 렉서스 SUV를 불법으로 수출하려된 기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로 북한이 일본, 미국, 유럽의 고급 자동차를 수입하지 못할 가능성은 낮다.

북한은 중국과 육로로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국제사회가 북중 국경을 완벽하게 감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제조 및 소비 시장이다.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정책을 시작한 이후 독일의 벤츠, 아우디, BMW 등과 같은 고급 승용차를 구입하려는 공산당원이나 특권층이 넘쳐났다.

독일이나 미국 기업들도 중국의 부유층에게 고급 자동차를 판매하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했다. 중국 국내 제조업체가 젲하는 자동차의 품질이 뒤쳐져 있었던 것도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선호도를 높였다.

중국 소비자에게 판매된 차량이 북한으로 넘어간다고 해도 막을 방법도 없을 뿐더러 상세한 내역을 파악하는 것도 어렵다. 실제 북한은 중국 소비자로 위장해 자동차를 구입해 육로로 운송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신 모델을 수입하는 것은 당연하고 과거 모델의 부품을 조달하는 것도 해외무역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의 주요 임무 중 하나라고 보인다.

북한의 언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행렬이나 행사장을 소개하며 외제 승용차를 과감하게 보여주는 것은 금수조치를 걱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국제사회의 규제를 무시한다는  사항이 발견될 때마다 우리나라 정부나 언론이 '가십거리'로 호들갑을 떨지만 실질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

우리나라 정부가 독자적으로 효과적인 대책을 집행하지 못할 것이라면 국가정보원이나 통일부가 언론에 관련 사시을 공개할 때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은 높다.

국가 차원에서 장기적이며 종합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대북정책이 웃음거리로 전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보수와 진보 정부의 정권 변화에 따라 냉탕과 온탕을 오고가는 현상도 매우 걱정스럽다. 


▲ 국가정보기관의 이해 - 활동영역과 개혁과제 표지 by 민진규 [출처=엠아이앤뉴스]

◇ 2006년 11월 8일 작성한 칼럼 소개... 북한 지도부는 반일을 외치며 정작 일본제 사치품 선호 

북한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난과 제재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해외계좌를 동결하는 조치를 단행했으며 북한 선박의 대외 활동도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다.

우방국에서 북한에 수출하는 품목 중에 ‘전략물자’가 있는지 확인 작업도 벌이고 있다. 북한의 국제적 고립이 더욱 심화되는 이유다.

2006년 11월 6일자 일본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이 일본 정부가 대북 수출금지 품목을 선택하느라 고심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서방세계 국가의 지도자들은 북한의 주민은 식량부족으로 굶고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데 김정일 위원장과 집권 세력은 해외에서 수입한 각종 사치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이 심사숙고(深思熟考)해 북한에 수출하지 않기로 검토하고 있는 품목을 살펴보자. 북한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없기는 한국이나 일본도 마찬가지라 결정 과정이 쉽지 않았다.

13년 동안 김정일 위원장의 요리사로 일하다 2001년 북할을 탈출한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 健二)가 발간한 ‘핵과 여인을 사랑한 장군님’이라는 책을 참고로 하고 있다. 참고로 후지모토 겐지는 가명으로 본명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책에서 김정일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도쿄 쓰키지 시장의 참치와 마쓰자카 쇠고기, 좋아하는 오토바이는 혼다 CB250, 자동차는 도요타의 셀시오, 에어컨은 다이칸 등이라고 밝혔다.

다른 탈북자의 증언과 관련 언론 보도에 의하면 프랑스산의 고급 포도주, 러시아산 캐비어 등도 고위층에서 선호하는 품목이다.

주민은 식량이 없어 굶주리고 있어도 당 간부나 지도층은 남한의 고위 당국자보다 휠씬 더 호의호식(好衣好食)을 한다고 한다.

일본 정부가 이런 종류의 사치품(?)을 김정일 위원장이 좋아한다고 대북 수출금지 품목에 포함시킨다고 북한이 입수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면 구하지 못할 것이 없다. 특히 홍콩, 마카오, 동남아시아 국가 등 제3국을 경유해 수입하면 정확한 흐름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여러 번 손을 거친 경우라면 경유지와 최종 도착지를 밝히는 것도 쉽지 않다.

특히 품목이 일반 소비재라면 더욱 파악하기 어렵다. 중국도 일본 제품의 대량 소비지다. 북한은 중국과 육로로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국경 통제는 매우 허술한 편이기 때문에 북한 지도부가 마음만 먹으면 중국에서 얼마든지 해당 품목을 구할 수 있다.

일본 정부가 노리는 목표는 무엇일까? 일본이 나름대로 ‘유엔의 대북제재 조치에 상응하는 대책을 내어놓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았을까’라고 생각된다.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세계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에 굴복하지 않고 대항하고 있는 지구상의 마지막 남은 독재자가 경제선진국인 일본의 상품을 선호한다는 것을 은연중에 과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실제적인 금수조치 효과가 미미함에도 신문에 이런 내용을 흘리는 일본 정부의 본심을 한번 헤아려볼 필요가 있다. 누구도 일본 도요타 자동차와 혼다 오토바이의 품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세계 최고라는 것을 인정한다.

한국 정부는 대북 수출금지 품목에 무엇을 넣어야 할까? 북한에 무슨 품목을 지원물자로 보내지 않아야 할까? 북한 김정일 위원장과 지도부가 애용하는 한국산 사치품은 없을까?

한국 제품이 아직 국제적인 명성을 얻지 못한 것일까? 혹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삼성전자의 휴대폰이나 TV, LG전자의 에어컨, 대우전자의 김치냉장고는 사용하고 있지 않을까?

우리 정부와 정보기관이 북한에 대한 정보 파악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군사적 대치로 가장 이해가 밀접한 우리나라는 가만히 있는데 주변국이 들썩이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보인다.

이참에 대북 정보 수집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아마도 북한의 주민이나 지도자가 애용하고 있는 한국산 제품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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